北전투기 NLL 한때 침범

중앙일보

입력

북한 전투기 한대가 20일 오전 10시3분쯤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북상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밝혔다.

북한 전투기의 NLL 침범은 1983년 이후 처음으로, 북한 군이 지난 17일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북 제재를 가한다면 정전협정 의무 이행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힌 뒤 발생한 것이어서 정전협정 파기 시위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미그-19기로 추정되는 북한 전투기가 NLL 상공을 넘어 13㎞쯤 남하했다가 우리 공군 전투기들이 접근하자 2분 만인 10시5분쯤 황해도 과일비행장 상공을 거쳐 온천비행장 쪽으로 되돌아갔다.

북한 전투기는 NLL 침범 3~5분 전 NLL 북방 30여㎞ 지점에서 한 바퀴 선회한 뒤 남서쪽으로 가다가 다시 남동쪽으로 비행한 뒤 NLL을 침범했다.

군 당국은 이날 9시54분쯤 이 전투기의 항로를 포착, 감시를 시작하면서 당시 서해 상공에서 초계 비행 중이던 F-5E 전투기 두대를 현장에 급파했다. 또 인천 소재 대공미사일부대에 전투대기 명령을 내리고, F-5E 넉대를 추가로 현장에 투입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전투기가 단독 비행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투기 두대가 근접 비행할 때 항적은 한대로 보이는 경우가 있어 실제 비행은 두대였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침범 의도를 파악 중이나 실수로 침범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ch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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