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취임식은 '외교 데뷔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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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는 25일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노무현 당선자가 국정 책임자로서의 외교 활동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취임식 외교'다.

미국.일본.중국 등의 현직 고위 인사들이 대거 방한한다.

특히 북핵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어서 외교 성과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가장 비중있는 행사는 한.일 정상회담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와 취임식 직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盧당선자 측은 자신들의 첫 정상회담에서 북핵 사태 등 대북 문제에 대한 양국의 긴밀한 공조와 대북 화해.협력 정책에 대한 일본의 지지를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의 관심사인 북.일 수교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때 토머스 맥라티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사절단장으로 보낸 미국은 이번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파견키로 했다.

의회 지도자를 포함해 10명 안팎의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할 파월 장관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선 북핵 문제와 주한 미군 재배치 등 현안에 대한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중국에서는 외교담당인 첸치천(錢其琛)부총리가 온다. 錢부총리는 취임식 후 盧대통령을 예방해 각종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을 비롯해 국내 각계 인사와 접촉할 예정이다.

미.일.중 3국이 모두 비중 있는 최고위급 인사들을 파견했다는 점에서 격변하는 동북아 정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북핵 사태와 관련해 활발한 중재활동을 펴고 있는 러시아는 세르게이 미로노프 연방 상원의장이, 유럽연합(EU)에서는 의장국인 그리스의 타소스 야니치스 교체외교 장관이 참석한다.

지난 17일 블레어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피터 만델슨 의원이 盧당선자를 면담한 바 있는 영국에서는 빌 라멜 외교부 국무상이 방한한다.

이 밖에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모리 요시로(森喜朗)전 일본 총리, 수파차이 파니차팍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사무총장 등도 취임식을 계기로 盧당선자와 교분을 나눌 주요 인사로 꼽힌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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