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권리' 마지막 보루, 그리스가 변화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세 이상의 그리스인 가운데 거의 절반 가량이 매일 담배를 피운다.
공공 장소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세계의 마지막 보루 가운데 하나가 사라질 전망이다.

그리스의 줄담배 문화는 담배에 반대하는 20세기 후반의 문화를 거부했었다. 하지만 화요일(현지시간)부터 흡연이 허용되는 장소에 관해 폭넓은 제한을 두는 엄격한 새 규칙을 도입할 예정이다.

유럽 연합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15세 이상의 그리스인 가운데 거의 45%가 매일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수치는 유럽 연합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며 세계의 꼴초 국가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새로 도입될 규칙은 지정 장소를 제외한 대중 교통, 택시, 식당, 그리고 화장실 등 대부분의 공공 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게 된다.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서 흡연을 시도하는 사람은 90유로(88 달러)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아테네 중앙 우체국의 마리아 드라코울라 국장은 AP통신에 "우체국에 담배를 피우며 들어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이를 발견하게 되면 흡연하는 사람들에게 담배를 끄라고 말할 것이다"고 밝혔다.

사무실 모든 책상 위에 재떨이가 놓여져 있는 아테네의 한 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조지 자리피스는 "이런 규칙은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리스인들은 담배 없이 지낼 수 없으며 이런 규칙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새로운 금지령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더 폭넓은 흡연에 대한 규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12월까지 식당과 카페는 흡연석을 전체 좌석 가운데 50% 수준으로 제한하게 된다.

또 2003년 1월부터 옥외 게시판, 거리 매점, 그리고 영화관에서 담배 광고가 금지될 예정이다.

단지 전통적으로 담배가 용인된 커피 전문점과 나이트클럽은 이와 같은 단속에서 제외된다.

그리스는 골초 국가로서 명성이 높을뿐 아니라 유럽 연합 가운데 담배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조르고스 드라이스 농림부 장관은 정부의 흡연 근절 운동에도 불구하고 담배 농가를 보호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세계 보건 기구는 2000년 담배와 관련된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매년 전 세계적으로 3백50만에서 4백만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2030년에 이르면 이와 같은 수치는 매년 1천만 명 수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작년 유럽연합은 2002년 9월 이후 유럽 연합 국가에서 판매되는 모든 담뱃갑에 적어도 앞면의 30% 그리고 뒷면의 40% 이상 건강 위험을 알리는 경고 문구를 표시하도록 규정했다.

ATHENS, Greece (CNN) / 박치현 (CNN)

◇ 원문보기 / 이 페이지와 관련한 문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