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학 개척자 이두현 명예교수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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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민속학을 개척한 1세대 민속학자 이두현(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17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89세. 학술원 회원인 고인은 해방 후 일제 치하 명맥이 끊겼던 한국의 민속을 발굴·연구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192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69년 서울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89년까지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전통극과 춤, 무가(巫歌) 등의 민속문화 연구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한국연극사』(1973), 『한국민속학개설』(1974), 『한국의 가면극』(1979), 『한국의 탈춤』(1981) 등을 펴냈다. 문화재위원으로 연희·산대도감류(탈놀이) 종목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데 기여했다. 2004년에는 전국에서 채집한 가면극·무속 등 민속 관련 자료 3만4000여 점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기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서 『이두현 기증 무가연구』가 지난해 발간되기도 했다. 한국가면극연구회 이사장, 한국문화인류학회 이사장, 한국연극학회 회장, 국립극장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유족은 부인 황계봉씨와 아들 진원(사업)·성원(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씨, 딸 미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선원(화가)씨 등.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0호실. 발인은 20일 오전 7시다. 02-3410-6920.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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