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NL 이적후 첫 선발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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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초. 아웃카운트 2개만잡으면 완봉승을 기록할 수 있는 투수가 부상으로 아쉽게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야구에 관심이 없다던 몬트리올의 팬들이 모두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환호와 박수는 투수가 덕아웃으로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오랫동안 계속됐다.

그만큼 이날 김선우의 투구는 찬사를 보내도 아깝지 않을만큼 뛰어났다.

비롯 완봉승은 다음기회로 미뤄야 했지만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김선우가 데뷔후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통산 5번째 선발등판만에 얻어낸 승리며 이적후 첫 승이다. 시즌 3승째.

29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신시네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한 김선우는 150킬로미터의 묵직한 직구와 낙차큰 커브를 앞세워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8와3분의 1이닝동안 피안타 6개와 볼넷 2개만을 내줬고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탈삼진은 5개를 기록하며 팀의 6-0승리를 이끌었다.

2회 2사만루의 위기를 삼진으로 탈출한 김선우는 초반 제구력불안에서 벗어나며 레즈 타선을 압도했다. 최근 가장 페이스가 좋다는 러셀 브레니언은 4타수 무안타에 2개의 삼진을 당했고, 최고의 스타라는 켄 그리피 주니어는 영양가 없는 1개의 안타만을 기록했다.

낙차큰 커브는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았았고, 빠른 직구에는 속수무책으로 방망이를 휘둘러댔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9회초, 첫 타자를 잡아낸 후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랐다. 잠시 김선우의 손가락을 살펴본 후 강판을 지시했고, 스캇 스튜어트가 마운드를 이어 받아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아직 확실한 부상부위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손가락쪽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후 3번의 선발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인 김선우는 이로써 내년시즌 선발로테이션 진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선우는 타격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보였다.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후 득점을 기록했고, 2번째 타석에서는 안타이후 홈을 밟아 3타수 1안타 2득점을 올렸다.

한편 40홈런-40도루에 1개의 홈런만을 남겨놓은 엑스포스의 블라디미르 게레로는 3회말 몰러의 바깥쪽 낮은 볼을 걷어올려, 펜스상단을 맞추고 넘어가는 홈런성 타구를 만들었지만 심판이 2루타로 판정하며 아쉽게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게레로의 타구는 펜스 상단을 맞추고 펜스너머에 있는 스코어보드를 맞추고 나왔으나 1루심이 홈런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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