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비네이션」이룰 세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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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은 전신인 조선은행에 입행한지 꼭 30년만에 총재자리에 오른 신임 김총재는 순수한 한은정통파.
40년 조은 입행이래 관리국장, 업무부장, 업무담당이사등 승진에의 주회랑을 벗어난 적이 없는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차기 총재로 물망에 올라있어서 그의 승진을 의외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원만한 성격과 부드러운 설득력은 그로 하여금 실무가형 이상의 능력을 발휘케 하는 소지가 된다. 특히 강직형 실력파로 통하는 배수곤 부총재와는 좋은「콤비네이션」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김총재는 남재무와 부산 피난시절 한은에서 같이 일한 뒤로부터 줄곧 가까이 지내온 사이로 원만한 조화를 이루겠지만 중앙은행의 자주성과 영광(?)의 회복을 부르짖는 행내의 압력에 어떻게 부응해 나갈 것인가는 미지수다.
한편 부총재라는 비교적 조용한 자리에서 은행감독원으로 옮겨 앉은 민영훈원장은 오랜 관직생활에도 관료주의가 몸에 배지 않은 견실한 행정수완에 정평이 있어 금융정상화 시책 이후 그 역할의 중요성이 커져온 감독원의 기능강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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