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멕시코」대통령「에밀리오·포르테스·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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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멕시코」의 전대통령「에밀리오·포르테스·힐」씨(79)가 한국을 찾았다.
1920년대와 30년대에「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정계를 주름잡던 이 노정객은 처음 밟은 한국땅이『몹시도 부드럽다』는 말로써 인사를 대신한다.
『「멕시코」는 세계 어느나라보다도 정치·경제·사회가 안정돼 있지.「올림픽」같은 건 몇개고 치러낼 수 있을 만큼 선진국이라고 봐야 할거야.』처음부터「피아르」라 대단하다.
-가끔 학생「데모」를 비롯한 소란스러운「뉴스」가 들려 오는데요?「멕시코」학생들의 운동이 세계적인「스튜던트·파워」형상과 비교할 만큼 조직적입니까?
『그렇지 않아. 요즘 젊은이들은 장래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애. 대안 없이 반대만 한다고 해서 뭐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잖아?』
학생들의『소란스러운 운동』에 반대의사를 밝히는 그는 현재「구스타보·디아스·오르다스」대통령의 특별고문이자「멕시코」보험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최근 부쩍 늘어난 중남미에서의 외교관 납치범들이 그 교환조건으로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거나「멕시코」같은 제3국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실제로「멕시코」정부는 범인들에게 망령처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멕시코」정부의 기본입장은 무엇입니까?
『「멕시코」는 자유가 흘러넘치는 지상의 낙원이야. 물론 나쁜 일을 한 범인들이「멕시코」에 와도 참정권 같은건 줄 수 없지. 그러나「게릴라」들을 우리가 받아 들임으로써 생명을 위협받는 VIP를 이 풀려나올 수 있으며 또「브라질」이나「과테말라」정부등이 범인인도를 정식으로 요청해오기 때문에 우리는『인도주의적』입장에서 그들을 받아주는 거지.』
얼마전 서독대사가 피살된 사건도 범인들의 요구를 빨리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고 말하는 그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표정이다.
「멕시코」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백60「달러」라고 분명히 밝히면서 그는 한국과의 교역량을 좀 늘리는 노력을 하잔다.
면화와「코피」, 그리고 석유등을 수출하며 철강재와 비료등을 수입하고 있는「멕시코」의 수출입량은 연간 각각 11억「달러」, 17억「달러」로 비교적 안정된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방한중 각계에서 받은 선물이 상당히 많은 듯. 짐을 꾸리는데 상단한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 놓으면서 그는 친절한 한국민들의 정성을 두고두고 잊을 수 없을 거라면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김건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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