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유니버스 박탈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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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나 페도로바(러시아)는 지난 5월 미스 유니버스 왕관을 썼다.
미스러시아 옥사나 페도로바(24)는 월요일(이하 현지시간) "의무들이 학업에 방해가 된다"며 4개월 만에 미스유니버스 자리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스유니버스조직위(MUO)는 페도로바가 대회 52년 역사상 최초로 해고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구는 페도로바의 지위를 박탈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화요일에 뉴욕에서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월요일 오전 저스틴 파섹(22·파나마)이 새로운 미스유니버스로 지명됐다. 파섹은 5월 대회에서 2위에 오른 바 있다. 에스더 스완 미스유니버스조직위 대변인은 정식 대관식은 화요일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고 말했다.

스완은 페도로바가 해고된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스완은 "새로운 미스유니버스가 탄생했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페도로바는 러시아 TV 채널2와의 인터뷰에서 조직위가 자신의 퇴위는 박탈이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놀라움을 표했다. 그녀는 양위 결정은 전적으로 자신의 의사라고 밝혔다.

페도로바는 "미스유니버스의 의무는 물론 훌륭하고 고상하다. 그러나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학업과 러시아에서의 사회 생활이다. 의무가 학업에 크게 지장을 줬다. 그래서 왕관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찰 경위로 근무하는 페도로바는 내무전문학교(AIA)에서 수사기술에 대한 논문 작성을 거의 끝냈고 10월에 논문 심사를 받는다.

그리고 페도로바는 자신이 더 이상 공식적인 미스유니버스가 아니지만 선발의 영광은 여전히 자신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지금도 미스유니버스라고 생각한다. 나는 러시아 여성이 미스유니버스가 됐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러나 대회에 참가했을 때에는 대회 우승이 가져오는 여파, 즉 많은 서약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페도로바는 여전히 자신을 미스유니버스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조직위는 분명히 아니다. 페도로바는 미스유니버스 공식 웹사이트에서 삭제됐고 이제는 파섹이 공식적인 2002년 미스유니버스로 올라있다.

이 사이트는 파섹을 새천년의 미인다운 "슈퍼모델 같은 외모와 겸손한 성격"을 지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파섹이 부과되는 책임에 대해서 "세계를 누비는 여성 대사로서 노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페도로바와 조직위 간의 갈등 소식은 월요일자 뉴욕포스트가 가장 먼저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페도로바가 미스유니버스가 지켜야 하는 수많은 의무들의 수행을 거부했으며, 오래된 남자친구와 결혼했거나 임신을 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페도로바는 "그 말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결혼이나 임신을 했다는 소문들이 떠도는데, 참 괜찮은 소문이다. 나는 가족을 원한다. 그리고 가족 생활을 좋아한다. 이것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단지 꿈일 뿐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페도로바는 "나는 결혼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기도 없다. 언젠가 내게 이런 꿈들이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EW YORK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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