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 계획 취소한 유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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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피납 JAL기의 승객구조를 위해 한국에 왔던 일본의 「하시모도」(교본)운수상은 귀국에 앞서 4일 아침 청와대로 박대통령을 방문 JAL기 승객 구출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하시모도」운수상은 『김포에서 JAL기 승객 석방에 성공한 것은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야마무라」차관이 인질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고 박대통령이 승객을 구제해야겠다는 기본지침을 세워 한국 정부가 인내로 폭도들을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귀국한 후 이 같은 자기 견해를 정부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하시모도」운수상은 한국정부의 승객 구출 노력을 왜곡 보도했던 일본「매스컴」의 태도에 대해『이 같은 태도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일본 정부나 양식 있는 국민들은 한국 정부의 인도주의적 노력을 충분히 알고있다』고 말했으며 구출교섭을 현장 지휘했던 J국장 등 관계관들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해야겠지만, 국회가 열려있어 곧 돌아가야 하는 사정을 이해 해 달라고 했다.
박대통령이「하시모도」운수상에게 「우리가 이번 JAL기 승객을 김포에서 꼭 내리도록 한 것은 KAL기 납북을 통해 북괴의 악랄성을 너무도 잘 알고있는 경험 때문』이라고 말하자 그는『일본 정부도 각하의 판단이 전폭적으로 옳은 것임을 잘 알고있다』고 대답.
○‥JAL기 사건으로 빚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여야의원들은 정부가 취한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승무원의 북행과 일본「매스컴」의 비뚤어진 보도에 모두 못마땅해했다.
이동원 의원(정우)은 『정부가 우리 영공을 통해 적성국가로 납치되어 가는 비행기를 보고만 있었다면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면서 『북괴는 스스로 지닌 약점 때문에 일본을 상대로 흥정을 못 벌일 것』이라고 점쳤다.
또 김동환 의원(공화)은『한국에서 일본정부의 차관이 인질로 돼 가는 것을 본 것은 꺼림직 하다』고 했으며 김유탁 의원(공화) 같은 이는『납치범 몇 명 때문에 승객 1백 여명까지 북괴에 보내라고 주장했던 일본 언론계의 설익은 인도주의가 한심하다』고 한마디.
○…신민당 고문 유진오 박사는 4월 중순께 방미하려던 예정을 의사들의 권유로 취소했다.
유 박사의 방미 일정은 오는 4월 20일 「조지·워싱턴」대학 졸업식에서 명예 법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극동문제에 대해 연설한 뒤 미국 법학회를 비롯한 몇몇 모임에 참석해서 강연하도록 계획이 짜여져 있었는데 담당 의사들은 『한차례 정도의 강연은 무방하지만 긴 여행과 여러 차례 강연이 겹치면 건강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고.
유 박사는 요즘 오후에는 남산·삼청공원·비원을「코스」로 정해 매일 한시간 정도 야외 산책을 일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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