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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변화와 혁신의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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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배스천 코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장

1년 전 모두가 기억할 만한 성공적인 올림픽이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지난해 7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현지시간) 전 세계 수백만 명이 경기장 안팎에서 영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것들을 경험했다. 런던 올림픽의 유산은 혁신과 성장·희망의 촉매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으며 스포츠 참여의 증가, 상품·서비스의 수출에 이르기까지 영국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우연히 얻어진 게 아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우리가 만든 ‘런던 올림픽 유산 계획’을 미래 올림픽에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환영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유산을 바탕으로 2022년까지 스포츠에 대한 시민의 태도, 지역사회, 경제, 낙후됐던 런던 동부 지역, 장애인 배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2011년 대구육상선수권대회를 위해 한국에 방문했을 때 대구 지역의 젊은이들과 함께 육상 마스터클래스를 열어 활기찬 한국의 스포츠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2018년 열릴 평창 겨울올림픽을 기회로 삼아 젊은 세대를 고무시키는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선 크고 작은 수많은 영국 기업이 올림픽이란 기회를 활용해 고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올림픽 공원의 설계와 건축에도 참여함으로써 혁신성과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 올림픽 이후 방문했던 모든 나라에서 런던 올림픽에 관여한 기업이나 인물에 대한 문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브라질 올림픽과 관련해 1억 파운드(약 1730억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 내년 2월에 개최될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도 영국 기업들은 건축·설계·서비스 자문에서 장비 공급에 이르기까지 60개 이상의 계약을 따냈다. 영국 기업들은 런던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의 유산을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신업체 브리티시텔레콤(BT)의 조사에 따르면 63%의 영국 기업이 2012 런던 올림픽이 영국을 위한 커다란 디딤돌이 됐다고 응답했다.

 런던 올림픽은 관광도 계속 활성화하고 있다. 영국을 찾는 관광객이 올해 3% 증가했는데, 이는 올 한 해에만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영국을 더 찾고 있다는 뜻이다. 목표는 2015년까지 올림픽을 통해 추가로 460만 명의 관광객을 모아 23억 파운드(약 3조9750억원)의 혜택을 가져오는 것이다.

 어느 올림픽이든 유산의 성공적인 활용은 올림픽 경기장과 인프라를 다시 사용하는 데서 시작한다. 런던 올림픽 공원의 8개 경기장은 처음부터 나중 세대를 위한 주택·시설을 제공해줄 수 있도록 런던 도시계획의 일부로서 설계됐다. 주경기장은 축구 및 2017년에 열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장애인 육상선수권대회를 포함해 각종 육상 경기, 다양한 음악·문화 행사에 활용될 것이다. 한때 런던에서 가장 낙후됐던 지역이던 올림픽 공원은 앞으로 8000개의 새로운 주택과 학교, 각종 건강 시설 등 부속시설이 완비된 새로운 지역사회로 탈바꿈하게 된다.

 2012 런던 올림픽의 유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가 스포츠에 대한 생각을 재정의하는 것이었다. 영국 정부는 일반 시민의 스포츠 참여에서 엘리트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스포츠 참여를 독려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는 스포츠 참여와 규칙적인 운동이 모든 사람의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 평생 스포츠 참여 캠페인에 착수했다. 그 결과 더 많은 영국인이 우리가 목표한 대로 스포츠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산 활용 계획은 벌써 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배스천 코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