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2배로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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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이 최근 증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왼쪽 사진은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인 디지털 글로브가 올 6월 10일 찍은 사진으로 본래 있던 우라늄 농축시설 옆에 새로운 시설이 증축되고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증축이 끝난 모습. 미 민간 위성업체 아스트리움이 7월 28일 촬영했다. [미 ISIS 웹사이트]

북한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의 규모가 2배 커졌으며 이를 통한 핵무기 제조 능력도 연간 최대 4개에 달한다고 미 CBS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BS는 이날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2배 증설’이라는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영변의 핵 시설에 대한 위성 사진 등을 최근 분석한 결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지붕 크기가 두 배 커졌다”며 “이는 북한이 지난 3월 우라늄 농축시설과 5메가와트(MW)급 흑연감속로 등을 포함한 영변의 핵 시설을 정비해 재가동하겠다고 밝힌 이후 핵 프로그램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증축은 최근 민간 위성업체인 디지털글로브와 아스트리움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ISIS의 보고서는 “북한은 2010년 2000개의 원심분리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농축시설 확장으로 원심분리기가 40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무기급 우라늄 생산량을 당초 8~34㎏에서 16~68㎏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수준으로 이를 활용하면 연간 최대 4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원심분리기가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한 것인지 원자력 발전을 위한 연구용인지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지만 연구용으로 농축우라늄을 사용하더라도 그 여유분으로 최대 연간 2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핵무기 한 개를 만들기 위해서는 폭탄의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20㎏의 농축우라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ISIS는 북한이 농축시설 증축을 지난 3월 시작했으며 이외에도 영변 단지 내에 3개의 건물이 건설되고 있는데 이는 실험용 경수로를 위한 연료 생산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까지 실시한 세 차례의 핵실험 중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플루토늄을 이용했으며 지난 2월 핵실험은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생산한 고농축 우라늄을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는 “관련 보고서를 아직 보지 못해 논평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상업위성이 촬영한 사진의 시설이 원심분리기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라면 북한의 우라늄 농축 능력이 크게 강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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