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경영학] 뛰어라, 골프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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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골프 속에는 기가 막힌 마케팅 기회가 존재한다. 다음이 그 몇가지 이유다.

첫째, 골프에는 언제나 4배수의 고객증대 효과가 있다.

골프는 주로 4명이 친다. 그 중 한 명이 새로운 드라이버를 가지고 필드에 나왔다고 치자. 골퍼라면 누구나 골프클럽에 대한 호기심이 지대하다. 동반자들은 모두 그 새 드라이버의 성능을 눈여겨 본다.

만약 새 드라이버를 가지고 나온 골퍼의 거리가 단 5야드라도 늘거나 방향성이 조금이라도 개선됐다 싶으면 동반자들은 공히 그 드라이버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한다.

'발 없는 말'은 계속 달리게 마련이다. 누군가가 '그 클럽 정말 좋던데…'하고 한마디만 해도 골퍼들은 즉각 관심을 갖는다. 개당 1백만원이 넘는 고가 드라이버라도 소문만 타면 물건이 달리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둘째, 골퍼들은 골프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다른 스포츠는 참여할 뿐이지만 골프는 평상시에도 늘 생각하는 스포츠다. 골프의 '골'자만 나와도 눈이 번쩍 뜨이고 같은 조건이라면 골프를 안 치는 사람보다는 골퍼들끼리 관계를 엮고 싶어 한다. '좋아 하는 정도'에 관한 한 골프를 따라갈 운동은 없을 것이다.

셋째는 즐기는 사람들의 경제적 여유 측면이다.

말 돌릴 것 없이, 골프는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돼야 입문하게 되고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다. 골퍼들의 구매력이 다른 어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보다 높다는 의미다.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에 골프를 매개로 한 마케팅, 골프를 주제로 한 광고 등은 다른 어느 '수단'보다도 집중성과 전파력을 갖는다. 미국이나 유럽.일본 등지에서 프로골프투어가 활황을 빚고 있는 것도 기업들이 골프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기 때문이다.

기업체명이나 브랜드를 타이틀로 거의 매주 대회가 열리는 스포츠는 골프가 유일할 것이다.

미PGA투어의 경우 올해 57개 대회 중 4~5개의 골프 관련 협회 주최 대회를 제외하고는 전부가 다 기업체 스폰서대회다.

심지어 뷰익이나 크라이슬러 같은 자동차회사는 같은 브랜드로 각각 4개대회나 개최한다. 뷰익오픈, 뷰익클래식, 뷰익 인비테이셔널 등의 형태로 각기 다른 지역에서 개최하는 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골프마케팅이 걸음마 수준이다. 세계무대에서의 최경주.박세리 등의 활약이 돋보이는 요즘, 이제 한국에서도 골프마케팅이 적극 시도돼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한다.

김흥구 (www.GOLFSKY.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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