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초소서 수류탄 폭발 … 이병 숨지고 소대장 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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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3일 오전 5시5분쯤 서부전선 최전방 GOP(일반전초) 대기초소에서 수류탄이 폭발해 병사 1명이 사망하고 소대장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육군은 3일 새벽 소대장 박모(24) 소위와 조를 이뤄 철책 순찰에 나섰던 최모(21) 이병이 전방 철책을 순찰하다 인근에 마련된 컨테이너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최 이병이 소지하고 있던 수류탄이 폭발했다고 4일 밝혔다. 당시 박 소위는 최 이병에게 “선풍기 밑에서 쉬라”는 지시를 하고 본인도 의자에서 휴식하던 중 수류탄이 폭발했다. 수류탄 폭발음이 들린 직후 최 이병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박 소위는 이를 상급 부대에 보고한 뒤 자신도 쓰러졌다는 게 육군의 설명이다. 박 소위는 사고 직후 아주대병원에 후송돼 목 부위의 파편 제거 수술을 받았다. 최 이병의 유족들은 현장에서 시신을 확인 후 장례 절차를 논의 중이며 철저한 사고 경위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군은 통상 수류탄은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가 돼 있어 외부 충격을 받거나 자연 폭발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 이병 주위에서 수류탄 상자를 봉인했던 테이프를 뜯은 흔적과 안전클립·안전핀 등이 발견돼 최 이병 스스로 개별 포장된 수류탄 통을 열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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