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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경찰 '마약과의 전쟁' 예정된 패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태국 경찰이 압수된 1억2천6백만 달러 상당의 마약류 10톤을 지키고 있다. 이는 연간 생산되는 마약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않는다.
'일주일 매복해 방아쇠를 당기다'.

태국 군경은 악명높은 '황금의 삼각지대'에서 메탐페타민 운송을 끈기있게 기다렸다. 이곳은 라오스, 태국, 미얀마(전 버마) 등 3국이 접경하는 지역이다.

얼마 후 호위 차량이 모습을 드러냈고 마약 밀매 용의자들과 군경 간에 총격전이 1시간 가량 벌어졌다.

총격전이 멎은 뒤 30여 명의 밀매업자들은 뿔뿔히 흩어졌다. 6명이 사살됐다.

이 총격전은 미얀마와 접경한 태국의 한 국립공원 근처에서 발생했다.

상황이 끝나자 군경은 1백만 정이 넘는 메탐페타민을 압수했다. 메탐페타민은 '스피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크레이지 드러그'

마약 제조자들이 생산품을 헤로인에서 스피드 알약으로 바꾸면서 '야바'나 '크레이지 드러그'으로 불리는 이 마약은 태국 내에서 심각한 문제가 됐다.

최근 수 개월 간 태국은 불법 마약 거래를 단속하기 위해 국경 지역에 군 1만2천여 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 동안 마약과의 전쟁에서 부분적인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군사 관계자들은 단속률이 전체 마약 거래의 10%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제조된 마약의 90%가 그물망을 뚫고 유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약 밀매자들은 매년 이 지역에서 메탐페타민 1억 정 이상을 유입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마약 중독자가 30만 명이나 돼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있는 태국의 마약 문제는 더욱 악화돼고 있다.

태국에서는 메탐페타민에 중독돼 광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생기는 등 이 마약은 헤로인에 맞먹는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인질극

인질극은 경찰이 진입해 남자를 진압함으로 종결됐다.
이번 주에 방콕 거리에서 벌어진 인질극이 단적인 예다.

19세 소녀가 인질이 돼 칼끝으로 위협을 받는 일이 벌어져 가족과 행인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 소녀의 조부는 "그가 내게 담배 한 개피를 청해서 몇 개 줬다. 그는 누군가로부터 도망치고 싶다고 말했고 나는 그게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내 가게로 나를 때리고 인질로 잡으려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티'로 알려진 그 남성과 3시간에 걸친 협상을 했다.

범죄의 80%가 마약과 관련돼 있는 태국에서 티가 마약에 취해있다는 것은 명백했다.

인질범은 대치 중 자해를 했지만 다행히 인질에게 해를 가하지는 않았다.

흔하디 흔한 일

3시간 후 경찰은 티를 제압했고 다치지는 않았지만 몸을 떨고 있는 여대생 인질을 구출했다.

티는 체포돼 경찰에 끌려갔다. 그는 심문과 마약 검사를 받았다.

태국에서 이런 장면은 흔하게 발생한다.

태국 당국은 최근 몇 년 간 수십억 정의 메탐페타민이 쏟아져 들어왔으며 매년 평균 7억 정이 거리에 흘러든다고 말했다.

태국 당국은 메탐페타민의 대부분은 미얀마에서 유입되며 마약 공급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승리가 불가능한 전쟁이라고 말했다.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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