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오일 쇼크 왜 걱정인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이 커지며 국제 원유가가 치솟고 있다.원유는 우리나라 에너지자원의 60%에 이르지만 생산이 안돼 모두 수입해야 한다.

따라서 제3의 오일 쇼크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일 쇼크는 기름값이 크게 오르거나 내려 입는 경제적 타격으로,지금까지 73년과 79년 두차례 겪었다.에너지 위기를 넘길 지혜를 모아본다.

전기 공급이 갑자기 끊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거리는 암흑으로 변하고, 밥을 짓거나 냉난방을 할 수 없다. TV.컴퓨터.휴대전화.냉장고도 모두 멈춘다. 게다가 공장을 돌릴 수 없어 물건을 만들지 못한다. 가정 생활은 물론 산업 전체가 마비되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지질시대에 살던 동식물들이 땅속에 묻혀 만들어진 연료)나 원자력 발전 등으로 얻는다.

화석연료가 에너지자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5%를 넘는다. 하지만 그 양이 한정돼 고갈될 상황에 놓였다. 환경오염 문제도 뒤따라 재생 가능한 에너지자원 개발이 시급하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원유의 남은 매장량은 1조배럴(1배럴은 1백58.984ℓ) 정도. 앞으로 40년 가량 사용 가능한 분량이다. 석탄은 2백년(1조t), 천연가스는 60년 동안 쓸 수 있는 양(1백46조㎥)이 남았다.

자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연료는 외화를 주고 들여와야 하므로 국민경제에 부담이 된다. 또 환율이 갑자기 오르거나 공급량이 줄면 그만큼 주름이 더 간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의 97%를 수입한다. 지난 한 해 그 비용으로 모두 3백16억달러를 투입했는데, 원유 도입에만 1백92억달러가 먹혔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원유도입 비용이 9억달러 늘어난다. 국민총생산은 0.15% 줄며, 소비자물가는 0.1% 오른다.

국내의 1인당 석유 소비량(2.18t)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일본.프랑스.독일.영국 등 선진국보다 앞선 세계 7위다. 경제 규모에 비해 에너지 사용이 지나치다는 얘기다.

에너지 위기를 슬기롭게 이기려면 우선 가정에서부터 절약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는 전등과 컴퓨터는 끈다. 절전형 제품을 사는 것도 지혜다.

이태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