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FX, F1 3관왕 뺨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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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월드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이 인피니티 신차 개발에 참여한다.

세계 최고의 레이서가 디자인과 성능을 감수한 차. 영화나 소설 속 이야기 같지만, 인피니티에선 엄연한 현실이다. 지난 4월 인피니티는 F1 월드 챔피언 3관왕인 세바스찬 베텔(Sebastian Vettel)을 ‘퍼포먼스 디렉터(성능 감수자)’로 임명했다. 베텔은 인피니티 레드불 레이싱 팀의 간판 드라이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임명장을 받기 훨씬 전부터 인피니티 신차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왔다.

 2011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FX 세바스찬 베텔 에디션’이 대표적이다. 인피니티 수석 부사장 겸 크리에이티브 총괄(COO) 시로 나카무라와 베텔이 6개월간 긴밀히 협력해 낳은 결실이다. 지난해 봄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선 이 차의 양산형이 나왔다. 이상은 고스란히 현실에 반영됐다. 콘셉트 카와 실제 판매용 차량은 95% 같았다.

 FX 베텔 에디션의 양산형은 V8 5.0L 가솔린 엔진을 얹는다. 배기 계통을 손질해 같은 엔진의 FX 50S보다 최고 출력이 30마력 더 높은 420마력이다. 또 차체를 20㎜ 더 낮추고 하체는 더 단단하게 다졌다. 앞뒤 범퍼와 좌우 문 아래쪽엔 F1 머신에 쓰는 카본섬유강화플라스틱을 덧씌웠다. 고속 주행을 할 때 자동차 몸체가 떠오르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 차는 150대 한정판이다. 예약 고객은 지난 3월부터 차를 받기 시작했다. 현재 서유럽과 중앙아시아, 러시아에서 판매 중이다. 베텔은 4월 이 차를 몰고 러시아 소치 올림픽 F1 그랑프리 서킷을 돌았다. 5월엔 프랑스의 폴 리카르 서킷에서 열린 인피니티 차종 테스트에 참여했다. 직접 홍보까지 한 셈이다. 그는 앞으로 인피니티 신차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인피니티는 지난 3일 베텔에게 001번을 새긴 FX 베텔 에디션을 선물했다. 그의 26번째 생일을 기념한 선물이었다. 그는 “이 차는 나 자신을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다른 소유주도 나와 같은 기분을 느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인피니티 FX는 2003년 데뷔해 2008년 지금의 2세대로 거듭났다. 현재 국내에선 FX37과 30 디젤이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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