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재건축 속도 내는 과천…집값 상승세 더욱 탄력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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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영기자] 경기도 과천시 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두 차례 유찰과 한 차례 총회 무산을 겪은 주공2단지가 '4수' 만에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한 것이다.

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은 지난 21일 정기총회를 통해 SK·롯데건설 컨소시엄(그레이트 사업단)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과천시 원문·별양동 일대에 지상 35층 규모의 아파트 20개 동을 짓는 사업이다. 총 1990가구 가운데 37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2016년 6월 착공과 함께 분양에 들어가 2019년 1월 준공 예정이다.

과천 주공2단지는 그간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1차 입찰에 나섰지만 시공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올 2월 2차 입찰도 SK건설만 참여해 유찰의 쓴맛을 봤다. 4월에 진행된 3차 입찰도 분양가 등 문제로 무산됐다.

지지부진했던 과천시 재건축 사업이 진척을 보이면서 이 지역 주택시장의 움직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5억8000만원 선이던 과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월 5억9000만원대로 올랐다. 주택경기 침체에도 올 들어 집값이 상승한 것이다. 실제 상반기 과천 집값 상승률은 0.8%로 수도권 시·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개별 단지 가격도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별양동 과천주공4단지 74㎡형(이하 전용면적)은 올 2월 4억4800만원에 거래됐으나, 4월에는 4억3300만~4억9700만원, 6월엔 5억원으로 각각 뛰었다. 83㎡형도 1월 5억1000만원에서 5월엔 7000만원 이상 오른 5억8000만~5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과천지역 집값이 많이 오른 것은 그동안 하락폭이 컸기 때문이다. 과천 아파트 가격은 2006~2007년 고점을 찍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리막을 탔다. 2011년 이후엔 정부청사 이전 등 악재로 고점 대비 30% 이상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 새정부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과천청사로 입주한 데다, 재건축 사업이 서서히 속도를 내면서 집값을 받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전문가 "재건축 속도 붙어야 집값 회복"

반면 현지 중개업소에서 느끼는 체감도엔 차이가 있다. 별양동 H공인 관계자는 "그간 낙폭이 큰 상황에 4·1 부동산대책 발표로 급매물만 빠진 것"이라며 "재건축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D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진행에 대한 문의도 없고 썰렁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아직 재건축 진행절차가 많이 남아있어 집값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번에 과천 주공2단지의 시공사가 정해졌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무상지분율과 조합원 분양가에 불만을 가진 주민이 여전히 있어서다.

무상지분율은 재건축을 할 때 조합원이 가진 땅(지분)을 기준으로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새 아파트 면적 비율을 말한다. 무상지분율이 150%이고 조합원이 60㎡ 땅을 가졌다면 아파트 90㎡를 추가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무상지분율이 높을수록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이 주는 반면 이익은 커지는 셈이다.

SK·롯데건설 컨소시엄은 일반 평균 분양가 3.3㎡당 2230만원, 무상지분율 122.2%를 제시했다. 인근 주공1단지(2527만원·130.1%), 6단지(2510만원·150%)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별양동 K공인 관계자는 "계약조건에 불만을 가진 주민들이 일부 있어 잡음은 있는 상황"이라며 "조합원의 노력 여하에 따라 사업 추진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과천 재건축 단지 5곳 중 주공 1·2·6·7-1단지가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준비 중이다. 7-2단지는 7-1단지와 별도로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등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 집값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시장 상황상 현 시점에 과천 집값이 반등하기는 다소 무리지만, 앞으로 재건축 추진에 속도가 붙어 본 궤도에 오르게 되면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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