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타자치는' 첨단 소프트웨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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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없이 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하려고 한다면, 눈이 이를 대신할 수 있다.

팔이 없거나 기타 신체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키보드나 마우스 대신 컴퓨터에 탑재된 안구 스캐닝 카메라가 필수적인 도구가 됐다. 이 카메라는 안구의 움직임을 추적해 사용자들이 스크린 상의 가상 키보드를 쳐다보기만 하면 자판을 입력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그리고 최근 캠브리지 대학 캐번디쉬 연구소 연구진들은 기존의 일반 쿼티(QWERTY)자판 방식보다 두 배나 더 효율적이고 더 정확·간편하게 눈으로 입력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프트웨어 관련 기사는 수요일자 네이처지에 보도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캠브리지 대학의 데이빗 맥케이 물리학 교수는 '대셔(Dasher)'라는 이름의 이 시험판 소프트웨어가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시선을 포착해 예상되는 단어나 어구를 만들어 보다 손쉽게 글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밝혔다.

맥케이 교수는 대셔가 시각 신호로만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자동차를 운전할 때처럼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을 쳐다보기 마련이다. 대셔를 이용해 글자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단지 화면상에서 필요한 글자를 찾아 필요한 장소로 끌어오기만 하면 된다"고 전했다.

다음 글자들을 예상한다

안구 운동을 스캐닝 할 수 있는 카메라라면 기존의 어떤 제품이든 대셔와 호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용자는 입력작업 동안 고정된 자세로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어야만 한다.

안구 스캐닝 카매라와 대셔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들은 화면 오른쪽의 글자를 바라보고 끌어옴으로써 단어를 '타이핑' 할 수 있게 된다.

화면 우측에는 세로 한 줄로 알파벳 단어들과 띄어쓰기에 사용될 밑줄 기호가 표시돼 있다. 각 글자들은 색깔이 다른 글상자 속에 들어가 있다.

사용자가 화면 오른쪽의 특정한 글자를 바라보고 이것을 화면 왼쪽으로 끌어오게 되면 오른편에서 다음에 나올 알파벳 글자들이 연달아 또 다른 색깔 글상자 속에 나타나게 된다.

대셔는 다음에 필요한 글자들을 예상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그래서 다음에 나올 알파벳 글자들은 처음에는 무척 작지만 가장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글자들이나 글자 조합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튀어나오게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글자 'h'를 처음 입력하게 되면 대셔는 자체 언어 모델을 사용해 'a', 'e', 'i', 'o', 'u'를 다음 알파벳 상자에 나타냄과 동시에 단어 'hello'를 만들어 낼 수 있는 'ello'등과 같이 몇몇 가능한 단어 조합들도 같이 불러낸다. 각 글자 상자 안에는 모든 알파벳 단어들이 들어있지만 가장 처음 튀어나오는 글자가 다음에 가장 쓰일 확률이 높은 것이다.

이 글자들은 화면 좌측으로 옮겨져 문장을 이루게 된다. 또한 대셔는 모든 입력 문장과 저장 문서들을 통해 경험을 습득하기 때문에, 입력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게 된다.

미래를 향한 눈

연구진들은 기존 스크린 키보드 방식으로는 1분당 평균 15단어 정도를 입력할 수 있었지만, 대셔를 사용하게 되면 1분당 25단어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