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권이 국민강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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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유진오신민당총재는 20일 「10·17」국민투표는 행정권이 직접 국민을 강압하고 득표운동을 주관했다는 점에서 한국선거사상 초유의 범죄행위였다』고 말하고 『신민당은 현정권의 더욱 극심한 독재체제에 대비하여 냉엄한 반성을 통한 새로운 자세로 당의 체질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총재는 이날 송원영당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신민당은 이번 국민투표에서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최대의 투쟁을 하였으나 우리는 넘어서는 안되는 다리를 넘게 되었다』고 말하고 『이 다리를 도로 넘어오게 하기 위해 앞으로 국민과 더불어 더욱 강력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유총재의 성명은 다음과 같다.
『「10·17」국민투표는 행정권이 총력을 기울여 직접 국민을 강압하고 득표운동을 주관했다는 점에서 한국선거사상 초유의 범죄행위이다. 이런 행위가 박정희대통령의 이른바 행정적민주주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혹심한 상황아래서도 반대와 무효를 합친 3백90만표와 기권자3백40만을 나타낸 것은 우리국민의 반 이상이 무서운 강압과 간악한 간섭과 교활한 매수에 굴치 않은 것을 입금한 것으로서 새삼 국민여러분에게 감사하며 장래에 희망을 갖게되는 바이다.
우리는 이미 넘어서는 안되는 다리를 넘게 되었으나 모든 국민과 더불어 더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여 이 다리를 도로 넘어오게 하고야 말 것이다.
신민당은 앞으로 전개될 공화당정권의 더욱 극심한 독재체제에 대비하여 냉엄한 반성을 통한 새로운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며 당의 체질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조국의 운명을 건 투쟁중에 내가 신병으로 단 한번도 유세에 못 나간것은 국민에게 미안하고 통분한 일이다.
쾌유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요할 것이지만 쾌유후에는 다시 민주전선에 종군할 것이다.
부탁하고 싶은 것은 신민당이나 재야세력이 허탈에 빠지거나 분감하는 일이 없도록 각자가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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