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32호 20면

재계 전체가 지난 16일 시작된 롯데쇼핑 세무조사 결과를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 기다림 속엔 국세청이 본격적인 ‘기업 손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섞여 있다.

공격 경영 주도 … 세무조사 위기 어떻게 돌파할까

조사의 목적이나 범위와 관련해선 이견이 분분하지만 한 가지로 의견이 모아지는 것도 있다. 올해가 신동빈(58·사진) 롯데그룹 회장에게는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란 점에서다. 신 회장은 그동안 특유의 소탈함 덕에 ‘재벌 2세 같지 않다’는 평을 받았다. 그룹 본사에 VIP용 엘리베이터가 따로 없어서 직원들과 함께 만원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룹 내 계열사 대표들에게도 경어를 쓴다. 계열사 롯데리아 매장에서 햄버거로 식사를 때우기도 한다.

경영 성과도 뛰어났다. 2004년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롯데는 성장 가도를 달렸다. 23조3000억원(2004년 기준)이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82조원으로 늘었다. 공격적인 경영의 결과다. 인수합병(M&A)은 그의 장기다. 지난해엔 하이마트 인수에 성공, 가전 양판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롯데2018비전’도 그가 주도해 만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에게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꾸준히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2011년 11.1%였던 그룹 내 화학 부문의 영업 이익률은 지난해 4%로 떨어졌다. 그룹 주력인 유통 관련 계열사들도 올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으로 그가 내수 부진과 반(反)기업 정서란 두 가지 악재에 맞서 수성(守城)은 물론 지속성장까지 일궈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