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또 설화 … 이번엔 임내현 성희롱 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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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내현

민주당에서 최근 일주일 새 세 번째 설화(舌禍)가 터졌다. 홍익표 의원의 귀태(鬼胎·태어나선 안 될 사람)발언(11일), 이해찬 상임고문의 대선 불복성 발언(14일)에 이어 이번엔 임내현 의원의 성희롱 발언이 나왔다.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고, 지도부는 말조심을 당부했다.

 임 의원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상처를 입었을 기자분과 국민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16일 여기자 4명, 남기자 3명과 오찬에서 “서부 총잡이가 죽는 것과 붕어빵이 타는 것, 처녀가 임신하는 것의 공통점은 ‘너무 늦게 빼는 것’이다”라는 농담을 했다고 한다.

 임 의원은 별도의 사과문에서 “당시 오찬자리는 일부 매체 기자들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의정활동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던 중 ‘재미있는 농담 아는 것을 얘기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으로 여러 얘기를 하다 한 강연에서 강사로부터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 뜻하지 않게 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식사 자리가 끝난 이후 한 매체에서 발언의 부적절함을 지적해 당시 참석했던 여기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하며 사과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현숙 의원 등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은 “임 의원이 여기자들 앞에서 한 발언은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하다”며 “최근 민주당을 보면 바른말·고운말 교육과 성희롱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 같다”고 꼬집곤 임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임 의원은 광주·대구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낸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의 초선 의원으로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7일 광주 당원보고대회에서 ‘선거 원천무효 투쟁’을 언급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설화가 이어지자 전병헌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 전원에게 e메일을 보내 “공식행사 및 사석에서 사안의 본질과 다른 과도한 표현이나 말실수로 오해를 불러일으켜 국민들의 심려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와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한길 대표도 최고위회의에서 “아주 큰 잘못을 지적할 때일수록 더욱 말에 신중을 기해서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본질이 가려진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임 의원에겐 구두 경고를 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요새 막말 플레이를 보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당 원내대변인부터 상임고문까지 합세한 ‘막가파식 발언’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을 줬느냐. 상임고문이라는 분이 도움을 주기는커녕 쪽박을 깨뜨리는 일을 해서는 되겠느냐”고 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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