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정통성 논란 참 부끄러운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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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총리

정홍원 국무총리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헌법의 중요한 가치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최근 일부에서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논란을 야기한 것은 국민을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정통성에 관한 논란은 결코 되풀이돼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을 비호하면 당선무효를 주장하는 세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현직 총리가 나서 전직 총리의 발언을 반박한 모습이다. 이 고문은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4년 6월~2006년 3월 국무총리를 지냈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도 ‘당선무효’ 발언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정통성과 대선에 불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음에도 친노를 중심으로 한 일부 세력이 대선에 불복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는 것에 심히 우려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민생은 외면한 채 그들만의 리그에 빠져 있는 민주당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미 민주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대선에 대한 불복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그런 얘기를 꺼내 오히려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민주당은 대선에 불복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망가뜨리고 있는 비정상적 국정운영에 불복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내엔 강온 기류가 교차하고 있다. 친노 그룹과 가까운 정세균 상임고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원 국정조사가 흐지부지될 경우) 장외로 가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 국기를 바로잡기 위해 비판도 감수해야 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대여투쟁에 대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현 지도부를 비판했다. 하지만 김한길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국정조사를 포기하고 그런 게(장외로 나가는 게) 결단력 있고 과감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정하·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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