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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계획…|서울시 5개 공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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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시의 대규모 공장이전계획은 발표직후부터 각계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서울시가 시내 곳곳에 산재해 있는 대소 3천87개소의 각종 공장을 새로 설정하는 5개 공업 단지에 이전시킨다는 이른바「서울시도시계획수정안」에 대해 16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등 관계 단체는『정부가「마스터·플랜」을 가지고 공장지대를 점차로 외곽도시에 단지화 한다는 계획이면 몰라도 서울시가 즉흥적으로 계획을 마련, 단시일 내에 실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반대하고 나섰다.
김현옥서울시장이 발표한 5개공업 단지는 ▲영등포∼수원 사이의 중공업지대 (1천3백76만평) ▲전기·기계류공장을 유치할 김포∼인천 사이 (경인고슥속도로주변의 저습지대 2백87만평) ▲성동교∼「워커힐」사이의 경공업지대 (뚝섬, 면목, 중화동 1백만평) ▲성동구 송파지역의 전자공업지대 (3백97만평) ▲제2한강교∼성산지대의 물을 많이 쓰는 공장 (예로 염색공장) 등 5개 단지로 단지총면적은 2천5백여만평에 이른다.

<한강오염 막기 위해>
김현옥시장은 공장이전의 이유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한강수의 오염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계획이『도시의 균형및 기능적발전과 사회건설 경제및 전략적 효과를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현재 3천사개의 생산업체가 차지하고 있는 공장부지 면적은 자그마치 3백27만평, 건평만도 80여만평으로 50여평 규모의 중소기업에서 2만여평에 이르는 대규모 공장이 있다. 이러한 대소규모의 공장을 서울시가 내년말까지 5개단지 안에 이전하도록 밀고 나가겠다는 계획은 경제적및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심각한 무리를 일으킬 것이 뻔하다.

<공장이전에 압력>
서울시는 이전의 방법으로·경수중공업지대의 경우 내년 6월말까지 1천1백mm의 송수관을 놓아 공업용수를 무제한 공급하고 단지에 산업도로를 만들어주는등 지원책을 쓰겠다고 했으면서도 공장 측이 당국의중용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예의 공업용수와 동력선을 단절한다는등 엄포를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시정잘못을 인정>
서울시가 공강 이전 이유로 직접 내세운 『한강의 오염』이 서울시민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것만은 사실이다. 4백50만 서울시민의 식수를 공급하는 한강물은 지금 오염될대로 오염되어 이대로 가다가는 10년 안가서 한강물을 수도원으로 쓰지 못한다는 결론이 내려지고 있다.
보건당국이 조사한 자료에 마르면 현재 보광동수원지 주변의 B0D (생물학적산소요구량) 는 84∼64PPM으로 WHO (세계보건기구) 에서 정한 수도원수의 안정기준 4PPM에 비하면 16배 내지 21배나 넘고 있다. 또 COD (화학적산소요구량) 도 27PPM으로 안정기준 10PPM에 비해 3배 가까이 되고있다. 보건당국은 일찌기 이 상태대로 간다면 서울시의 수원은 멀리 덕소에 까지「파이프」를 묻어 급수해야 될것이라고 경고한바 있다.
이같이 공장의 이전이유가「한강수오염」에 있다면 서울시는 일찍부터 시정상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진작 제한했어야>
지금까지 내자 12억원이 없다는 이유로 4년째 위계천 하수처리장의 건설을 외면해온 서울시가 이제와서 보건상 이유로 어마어마한 공장단지이전을 서두르려는 것은 앞뒤가 바뀐 시정이라는 비판을 받고있다.
한강오염의 우려성이 시경의 염두에 서있었다면 서울시는 진각 동부지역에 대한 공장설치허가를 제한했어야 할 일이었다.

<동부에 공장 천4백>
서울시가 어물어물하는 사이 동부지역에는 대소 1천1백4개소의 공장이 들어섰으며 이 가운데 6백 개소가 공해업소로 신고되어 있다. 이들 공장에서 쏟아지는 폐수 등이 말하자면 상수도원에 이어지는 중량천 광장천 보광천을 오염하는 원인이 되고있다. 이점에서 서울시는 시정을 잘못했다.
또 단지의 환지문제, 공장이전에 따르는 경제적손실등 경제적 이유로 따져도 공장이전은 무리한 계획을 내, 포기하고 있다. 서울시의 한 건설실무자는 『공업단지 조성에만 하더라도 서울시의 1년 예산꼴인 4백억원은 될 것』이라고 말하고 공장이전이란 공장건설에 못지 않게 어려운 것으로 예견했다.
서울시는 실지로 공장이전을 실시할 예산의 뒷받침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서울시 당국은 이 문제를 두고 세 차례에 걸쳐 관계국·과장의 실무자회의를 열었으나 예산 염출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적 손실 많아>
몇년 전부터 연탄공장과 자동차「서비스」공장을 교외로 이전하겠다던 시는 지금까지도 제대로 이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면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수반한 공장이전을 어떤 방법으로 실시한다는 것인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 밖에 공장을 갑자기 이전하는데 따르는「마찰적 실업상태」등 뒷받침 없는 공장이전 계획은 많은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 뻔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원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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