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적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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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뉴요크」 시 「브로드웨이」의 「티커·테이프·웰컴」(ticker-tape welcome)은 웬만한 야심가들은 한번쯤 바람직도 한 일이다. 「빌딩」의 계곡에서 마치 함박눈이 퍼붓듯이 색종이가 쏟아져 내려오고 시민들은 함성을 지르며, 영웅의 행진을 지켜본다. 영웅이 아니라도 외국의 귀빈들은 으레 이리로 안내되며, 그때엔 축복의 서설(?)을 퍼붓는다.
「노리스·맥워터」총독의 『세기록집』을 보면 「뉴요크」사상 최대의 환영을 받은 영웅은 「존·H·글렌」중령. 지금은 대령으로 진급했지만 그는 62년2월 인류사상 두 번째의 우주 산책인이 되었다. 소련의 「스푸트니크」이후 미국의 위신을 일깨워 준 미국 최초의 우주인이었다. 그는 3월1일 「브로드웨이」의 행진에서 무려 3천5백30t의 색종이 세례를 받았다. 4t 적자량의 「트럭」으로 치면 9백대분에 해당하는 색종이다.
「맥워드」의 집계에 따르면 사상 두번째의 영웅은 「맥아더」원수. 1951년 그는 3천3백t의 기록을 세웠다. 역전의 명장이기도 하지만 당시 한국동란에서 보여 준 전공도 그의 어깨에서 빛났을 것이다.
제3의 영웅으로는 이제까지 「찰즈·린드버그」를 꼽고 있었다. 1927년5월 어느날, 장난감같은 자전거를 타고, 연기를 풀썩풀썩 내면서 「브로드웨이」를 지날 때 「뉴요크」시민들은 l원8백30t의 색종이를 퍼부었다. 무명의 청년이 단신으로 애기 「세인트·루이스」호를 타고 「뉴요크」·「파리」간의 대서양무착륙횡단비행에 성공, 33시간만에 세기적인 장거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1969년8월13일, 그 「린드버그」의 기록은 뒤로 물러서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아폴로」11호의 우주인의 바로 그의 기록을 딛고 올라섰다. 시속 11킬로 속도로 달리던 이들의 「세단」에 「뉴요크」시민들은 열광적인 환호와 함께 색종이를 뿌렸다.
외신은 글렌 중령 때보다는 조금 못한 기록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환영의 열도가 그보다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룸·쿨링」장치 때문에 대부분의 「빌딩」들이 창문을 꼭꼭 담아 놓았었다고 한다.
만일 창문들을 열어 놓았었다면 그들은 「글렌」의 기록을 깨었을지도 모른다.
문명의 시대에선 「아이러니컬」하게도 한여름에 「티커·테이프·웰컴」을 기대하기는 좀 힘들어지는 것도 같다. 그러나 아직도 그런 대접을 받을 영웅을 현대인들을 잃고 있지 않고 있다.
떠들썩한 「퍼레이드」브다 더 인상적인 것은 「암스트롱」선장의 다음 한마디.
『…지구시민인 우리는 지상에 영주하는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답변의 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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