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 회담장엔 찬바람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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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상오 10시30분 김택수 공화당총무와 김영삼 신민당 총무는 이효상 의장의 요청으로 의장실에서 만났으나 얘기가 통할리가 없었다.
이 의장은 「농성을 풀으라』고 김영삼 총무에게 중용을 했으나 김 총무는 『이번 임시 국회의 개회 목적이 개헌안을 발의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풀 수 없다』면서『더우기 이 의장은 공화당 의원으로 발의에 서명까지 했으므로 이 의장이 사회하는 국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
김택수 총무는『야당이 건국 이후 계속해 온 국회개회식조차 못 열도록 한다면 우리도 생각이 있다』면서 개헌안을 정부에 바로 보내겠다고 으름장.
개회식을 못 가져 이효상 의장의 개회사는 불발탄이 되고 말았다. 이 의장은 미리 준비한 개회사에서 『개헌안이 국회에서나 국민투표에서나 가부간에 합법적으로 평화적으로 공명정대하게 처리될 것을 기원한다』면서 『민주국가에서는 국민이 원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고. 이날 국회 방청은 일반인의 방청이 일체 허용되지 않았으며, 정복 경찰관이 본회의장 주변에 배치되어 국회 경비가 여느 때보다 삼엄했다.
하오 1시 이 의장이 개회식을 못한다는 광고문을 내붙인 뒤 공화당 의원들은 퇴장했고 신민당 의원들은 농성 한 채 점심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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