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농구 좀 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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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14일 춘천 홈에서 신세계를 74-69로 꺾었다.

우리은행의 외국인 선수 캐칭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진출을 노리는 신세계 정선민에 대해 "움직임은 좋으나 성공하려면 여러 포지션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로 '그리 대단하지 않다'는 평가를 돌려서 했다.

캐칭은 "왜 이렇게 기자들이 정선민에 대해서 묻는지 모르겠다"고 팀 관계자들에게 투덜댔다는 후문도 있다. 정선민은 지쳐 있었다.

하위권에 처져 있는 신세계는 우리은행이 캐칭을 아끼듯 정선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는 경기도 많았다. 그런데도 정선민은 빛을 냈다. 2쿼터 인터셉트 세개와 8득점을 집중시키는 모습에서 정선민의 진가가 나왔다.

하지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던 정선민을 캐칭이 잡았다. 캐칭은 2쿼터 막판 인터셉트 두개를 연거푸 성공해 사기가 한껏 오른 정선민의 공을 거꾸로 인터셉트해 경기의 물꼬를 돌렸다.

체력 저하로 다리에 힘이 빠진 정선민은 인터셉트를 당하는 순간 캐칭과 부딪치면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후반전 무득점이었다.

우리은행은 이종애(17득점.4블록)와 조혜진(14득점.11리바운드)이 캐칭(21득점.15리바운드.3블록슛)을 도왔지만 고군분투한 정선민(13득점)은 우리은행의 표적수비에 발이 묶였다.

우리은행은 11승3패가 돼 정규리그 우승 굳히기에 들어갔고, 신세계는 5위 금호생명과 반게임차 4위로 플레이오프 걱정을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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