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수 큰 모자 써야 미래 읽는 안목 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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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자신보다 한 치수 큰 모자(One Size Bigger Hat)를 써라. 그래야 미래를 읽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박진수(61·사진) LG화학 사장이 11일 경기도 오산의 LG화학 리더십센터에서 신입사원 100여 명에게 특강을 하면서 당부한 말이다. 박 사장은 동양인 최초로 미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 책임자에 오른 신재원 박사가 밝힌 성공 비결을 인용해 “자신의 위치보다 한 직급 높은 시각으로 이슈를 분석해야 문제 해결 역량이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사원 시절엔 과장, 과장 시절엔 부장의 눈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이와 더불어 신입사원이 갖춰야 할 네 가지 행동지침으로 ▶긍정적인 마인드 ▶자기 절제 ▶강력한 실행력 등을 주문했다. 그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불행한 삶과 쓸쓸한 최후를 맞이한 반면 파블로 피카소는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며 장수한 이유가 삶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며 “긍정적인 업무 자세를 갖고 있으면 결과는 물론 개인적인 행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퇴계 이황의 좌우명이던 ‘신기독(愼其獨)’ 자세를 사례로 들며 “LG의 정도 경영은 스스로 절제하고 떳떳할 수 있을 때 실천 가능하다”고 말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원칙과 기준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 사장은 1977년 LG화학에 입사해 자동차·정보기술 소재 사업을 발굴하고, 나프타 분해시설 부문에서 세계 1위 생산성을 달성한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이 같은 자신의 경험담을 후배들에게 들려주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적극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올 들어 다섯 차례에 걸쳐 신입사원 650여 명과 대화 시간을 갖는 등 활발한 ‘스킨십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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