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국제적 새 조직 건설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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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들은 오사마 빈 라덴의 캠프에서 훈련받은 사람들이 각자의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작년 가을 시작된 미국의 반 테러 전쟁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도망쳤던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비밀 조직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테러리즘 연합군의 정보기관 분석가들이 '슈퍼 셀스'(super cells)라고 명명한 이 조직들은 북 아프리카에서 동남 아시아에 이르는 지역에 건설되고 있다.

연합군 정보 기관은 체포된 알 카에다 요원이 심문중에 오사마 빈 라덴의 아프간 캠프에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국으로 돌아갔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정보 기관의 한 소식통은 알 카에다가 조직을 재편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 편, 아프간의 훈련 캠프에서 다른 과격 단체들과 "슈퍼 셀스"를 만들기 위해 동맹 관계를 형성해 왔다고 말했다.

수요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증언에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 장관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주도하는 전쟁으로 테러 조직의 활동이 상당 부분 봉쇄됐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아직도 알 카에다는 미국을 포함 60개국 이상의 나라에 조직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발견한 모든 테러 계획과 붕괴시킨 모든 테러리스트 조직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십 개의 조직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또 미국은 빈 라덴의 생존 여부도 확실히 판단하지 못한 상태라며 6-12명에 이르는 알 카에다의 고위 지도급들은 빈 라덴의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는 인물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 고위급들이 은행계좌와 훈련 받은 사람들의 이름을 알고 있다. 또 전 세계 도처에 활동하지 않고 숨어있는 조직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알 카에다 조직원들에 의해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서류와 일기 더미는 알 카에다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미국 중부사령부 사령관 토미 프랭크스 장군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 알 카에다 고위급의 지도력이 이번 전쟁으로 혼돈 상태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프랭크 장군은 "그러나 알 카에다는 전 세계 도처에서 테러 활동을 착상하고 기획하고 실행에 옮길 의지까지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새로운 '슈퍼 셀스'라는 조직들은 그들을 가르치고 지도했던 사람들의 지시와는 상관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신생 조직들은 또 관광지와 같이 서구인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빈번히 소규모 또는 그 이상의 암살, 폭탄 테러, 전면 공격 등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관의 분석가들은 파키스탄에서 지난 봄 프랑스 해군 기술자를 상대로 일어난 공격이나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튀니지의 독일 관광객 공격 사건은 모두 '슈퍼 셀스'가 실행한 테러의 예라고 보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와 같은 새로운 테러리스트 조직들은 독자적으로 계획하고 실행에 나서지만 모두 중앙 자금 출처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관의 소식통은 지브롤터 해협에서 미국과 영국 군함에 공격을 계획했던 모르코 소재 조직의 경우 파키스탄, 아랍에미레이트연합,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 산재한 30만 명의 지지자들과 연계됐다고 밝혔다.

연합군의 정보 기관은 "슈퍼 셀스"의 형성이 알 카에다 지도부로부터 나오는 위협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알 카에다의 핵심 인물들은 현재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국경 지대를 따라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보 기관의 분석가들은 알 카에다가 9·11 테러와 같은 규모의 테러를 다시 감행할 수 있도록 조직의 중심 지도력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TLANTA, Georgia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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