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영화 ‘화이트 하우스 다운’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7일 개봉된 영화 ‘화이트 하우스 다운’이 웅장한 스케일에 긴장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며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 영화는 갑작스러운 피격으로 대혼란에 휩싸인 미국 백악관을 소재로 삼아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로 여겨지는 ‘화이트 하우스’가 순식간에 공격 당해 붕괴되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범인이나 배후의 정체도 알 수 없다.

 영화는 미국 대통령(제이미 폭스 분) 경호원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존 케일(채닝 테이텀 분)이 실망한 딸을 위로하기 위해 함께 화이트 하우스 투어에 나서면서 시작된다. 바로 그날, 화이트 하우스가 예기치 못한 공격을 받는다. 계속되는 무차별 공격에 미국을 넘어 전세계가 위험에 빠진다. 딸과 대통령을 동시에 구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은 존 케일, 그와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는 대통령이 영화를 이끈다.

 ‘인디펜던스 데이’ ‘2012’ 같은 재난영화의 흥행 성공으로 명성을 얻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거장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감독은 전작에서 화이트 하우스를 자주 등장시켰다. ‘인디펜던스 데이’에서는 외계인의 침략을 받는 장소로, ‘2012’에서는 항공기가 충돌하는 곳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화이트 하우스를 스토리의 중심이자 배경으로 내세워 전작과는 차별화된다.

 감독은 대규모 폭파 장면을 스크린에 구현,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스케일을 선보인다. 미국 중심부를 향한 최악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엄청난 폭파와 비행기 추락 장면들이 이어진다. 한 순간 아수라장이 된 워싱턴의 모습, 그로 인해 놀란 시민들이 도망가는 장면을 좇다 보면 영화에 빠져든다.

 하이라이트는 워싱턴D.C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국회의사당과 워싱턴기념탑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장면이다. 화이트 하우스의 기자실, 대통령 집무실, 중앙홀, 그레이트홀, 계단이 물에 잠기는 장면과 그린룸, 링컨실, 중앙 침실이 불타는 모습, 블루룸과 헬리콥터가 충돌하는 장면 등은 관객의 시선을 빼앗기 충분하다.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1억5000만 달러(약1700억원)를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스크린에 담기까지 쉽지 않았다고 작가와 감독은 입을 모았다.

 제작진은 ‘맥라티 어소시어트’를 통해 화이트 하우스 전문가 리처드 클라인을 기용하고, 클라인을 비롯해 백악관 사람들을 만나 사실적인 정보를 얻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태프를 동원해 세트를 꾸미고, 구하기 어려운 샹들리에는 직접 제작하는 등 완벽한 촬영무대를 만들었다. 한편 영화 곳곳에 들어 있는 웃음 코드는 극의 재미를 더한다. 극중 존 케일과 대통령이 위기일발의 상황에서도 농담을 나누는 모습은 자칫 무거워 질 수 있는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상영시간 131분, 15세 이상 관람가.

<글=유희진 기자 yhj@joongang.co.kr, 사진="소니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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