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재보선 격전지] 서울 종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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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재보선에서 서울 종로는 전통적인 '정치1번지'인데다 한나라당 박 진(朴振.45) 후보와 민주당 유인태(柳寅泰.54) 후보가 각각양당의 이회창(李會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와 비슷한 캐릭터와 정치역정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후보 대리전'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박 후보의 경우 이 후보의 특보 출신인데다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박사이고 미국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조인 출신인데 반해 유 후보는 민청학련 사건과 관련해 사형선고를 받은 재야출신이며, 노 후보와는 과거 꼬마민주당과 통추를 거치며 정치활동을 같이 해왔다.

그래서인지 박 후보와 유 후보 모두 경기고.서울대 선후배 사이임에도 불구 "대선 전초전의 성격을 띠는 이번 선거에서 필승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후보측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것처럼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 척결에 대한 국민 심판정서를 겨냥, 현 정권에 대한 심판과 함께 새로운 정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압승을 거둔다는 전략이다.

이에 반해 유 후보측은 6.13 지방선거 당시의 선거지형과 이번 선거를 앞둔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새 정치를 열어갈 세력으론 개혁을 주창해온 민주당이 적합하다는 점과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견제 심리를 파고들 경우 해볼만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종로지역의 경우 양당 모두 공천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는 점에서 공천 탈락자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선거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박 후보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 유 후보가 지난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영입의사를 수락한 전력 등도 선거전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박 후보는 "이중국적문제는 당초부터 한국 국적을 갖고 있었으며 아들은 18세가돼 미국 국적을 포기했다"고, 유 후보는 "16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서 영입의사를 표시해 수락한 바 있으나 입당했던 것은 아니다"고 각각 해명했다.

◇후보 약력

△박 진
▲서울대법대 ▲미 하버드 케네디스쿨 행정학석사 ▲영국 옥스퍼드대정치학박사 ▲대통령 정무비서관 ▲이회창 후보 특보

△유인태
▲서울대 사회학과 ▲민청학련사건 사형선고 ▲한겨레민주당 야권통합협상대표 ▲통추 운영위원 ▲국민회의 당무위원 ▲14대 국회의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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