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반드시 대화로 풀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 회장 겸 세계신문협회(WAN) 회장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헤리티지 재단 초청연설에서 "북한 핵 문제는 반드시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야 하며 북한의 정확한 의도가 파악될 때 까지 한.미 양국 모두 과민반응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관계의 미래를 위한 도전과 임무'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서 洪회장은 "핵 확산 저지를 가장 중시하는 미국으로선 최근 한국의 대(對)북한 정책이 못마땅하겠지만 이는 한국의 입장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을 공격한다면 한국은 이를 반대할 것이며, 이는 북한에 대한 동포애 때문이 아니라 한국이 (미국과 달리) 전쟁 피해국의 입장에 놓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해를 촉구했다.

북핵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洪회장은 "이 때문에 중앙일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나오기 이전인 1995년부터 대화.교류를 통한 남북 긴장완화 정책을 지지해 왔다"고 밝히고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기 전에 주변국들이 노력해야 함은 물론 북.미간 직접대화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洪회장은 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전쟁이 나도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 '주한미군이 남북통일의 걸림돌'이라는 등의 인식이 확산돼 있지만 이는 일부의 주장일 뿐 한국 내 중추적 여론은 아니다"고 지적하고 "오히려 미국 보수층이 이런 소수의견을 전부인 것처럼 과민하게 받아들여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에드윈 미즈 전 미 법무장관.에미 잭슨 미 무역대표부(USTR)한국담당국장 등 미국 행정부.의회 관계자와 한반도 전문가 등 1백여명이 참석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