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참전국외상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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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이틀동안「방콕」에서 열리는 제3차월남참전 7개국외상회의에 최외무부장관을 수석내표로 하는 7명의 대표단을 보내기로 하고 그 명단을 확정했다. 한국대표단은 이번 회의에서 최근「베트콩」이 내놓은 과도연정을 포함한 10개항목의 일괄평화안에 대한 참전국간의·공동보조를비롯해서 월남평화협상의 최종해결단계에있어서 참전국참여룰를 강력히 제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적으로 이번 참전국외상회의는 매우 중대시되고 있다. 참전국외상회의는 1966연10월「마닐라」정상회담의 공동선언에의거 제1차회의는 67연4월「워싱턴」에서, 제2차회의는 68연4월「웰린턴」에서 개최된바 있다. 이번의의가 중대시되는 소이는 바야흐로 월남협상이 본격적인 성숙단계로 접어들어갔기 때문이다.
작년5월13일에 시작된「파리」회담은 금년1월18일 확대회담으로 전환되었다. 그동안 이렇다할 진전은 없었다하더다도『바람에 짚이 움직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하겠다. 군대를 직접 파월하고 있는 참전국들은 이러한 정세에 대처해서 어느 때보다도 전쟁의 종결방식은 물론, 전후 복구문제와 월남의 정치적장내문제등 주요문제에 걸쳐 확고한 공동대책을수립하지않으면 안될것이다.
월남문제해결에 있어서 참전국의 일치된 행동이 다짐되고 있다 하더라도 3년전「마닐라」공동선언에 명시된 해결안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적지않게 어긋나는 점도 없지 않다. 예컨대 철군문제에 있어서「마닐라」선언에서는 월맹이 군대를철수하고 침투를 중지하고 폭력을 종식하면 6개월이내에 연합군을 철수할 것이라고했지만 지금은 동시철수 또는 일방적 철수가 논의되고있다. 또「베트콩」의 처우문제에있어서「마닐라」선언에서는 그들을귀순하도록 노력하고『그들은 오직 그들의 무기를 버리고 그들이 가지고있는 기능을 월남국민에게 봉사할수있을 것이 기대된다』고 했으나 지금은「베트콩」의 정치참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참전국들이 월남을 지원하는 목적은 월남의 자유와 평화를 확보하며 그에대한 침략을저지하고 나아가서는「아시아」·대평양지역에서의 평화를 달성하자는데있다. 그것을 저해하거나 위태롭게할 어떤조건도 참전국들은 받아들여서는 안될것이다.
공산측은 아직도 유리한 협상조건을 마련하기위해『일면전쟁·일면협상』의 전략아래 항전을 계속하고있다. 그러는 한편에선 미국내의 분열, 또는연합국의 분열을 책동하고있다. 그럴수록 긴요한 것은 미국내의 단결이요, 참전국의 공동보조라고 하겠다.
항용 국제회의는 대화에 그치고 실질적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인상도 없지 않다. 그러나 참전국외상회의는 그들의 특수한 연대의식에 비추어 본내의 사명과 목표를 어김없이 완수하도록 다짐하고 전환하는 월남정세에 대저해서는 차질없는 정책을 수립해야 할것이다.
정부에서는 고차원의 참전국정상회담을 비롯해서 구체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실현을 위해 충분한 준비는 물론 설득력을 발휘하도록 노력할 것을 바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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