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개헌논의 공식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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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공화당은 9일 개헌에 국민의 호응을 호소하는 공식성명을 냈다. 공화당이 개헌문제에 관해 공식적인 태도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신민당은 공화당의 이 성명이『개헌을 추진하려는 가면을 벗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개헌문제에대한 공개토론회를 열자고 제의했는데 공화당이 이를 환영하여 개헌문제는 본격적인 정치 쟁점으로 노출되었다. 공화당은 비공식으로 논의하던 3선 개헌논의를 공식화하고 국민들에게 개헌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공화당은 윤치영 당의장서리의 기자회견에 이어 9일 상오 김재순대변인을 통해『개헌문제에 관해 국민들의 깊은 고려가 있기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 국민의 여론을 관망한다는데서 한걸음 더 나선 것이다.
공화당의 9일 성명은 개헌문제에 대한 공화당 태도의 첫 공식표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는데 공화당의 성명이 국민의 호응을 호소하는데 중점을 둔 것은 개헌발의 방식이 국민발의로 굳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당의 고위 소식통이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또『공화당이 4·15숙당과 그동안의 당내 설득 및 경비를 통해 개헌에 대한당론을 사실상 굳힌 것』이라고 풀이하면서『7월 이후에 열린 전당대회서 당론을 공식적으로 확정, 금년말이나 내년초까지 개헌을 끝낸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대변인의 성명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개헌문제에 관해 국민들의 깊은 고려가 있기 바란다.「일면건설 일면국방」의 냉엄한 조국의 현실을 통감하는 정치인이라면 유독 공화당의 의장이 아니라도 당을 초월하여 허심탄회하게 개헌문제를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비록 야당에 적을 두었더라도 당보다 국가를 더 위하는 인사라면 오늘날과 같은 조국의 현실에서 박대통령의 영도력이 더 강화돼야 할지언정 약화되어서는 국가 이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리라고 믿는다.』
한편 송원영 신민당 대변인은 9일 『공화당의 개헌의도가 점차 표면화되고 있으므로 개헌논의가 양성화되면 학계·언론계·정계대표들을 망라한 공개토론회를 열어 국민의 의견을 들을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송대변인은 개헌문제에 대한 공화당 성명에대해『개헌을 위한 공화당의 복면을 벗었다』고 말하고, 『국민은 개헌보다 헌법수호의 습성을 기르는 자각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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