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의 장 '유치원 정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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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지 않은 여름장마철이 시작됐어요. 무더위는 점점 더 열기를 더해가고 있구요. 그래서 가끔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유치원 마당 한 켠에 자리 잡은 시원한 원두막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며 꽃과 나무들의 작은 변화들을 음미하곤 해요.

 마침 선생님과 놀이터로 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놀이터에 가던 중 한 아이가 “야, 보라색 꽃 폈다. 선생님 이 꽃 이름이 뭐예요?”하며 질문을 던지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겠어요. 물끄러미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니 문득 어린 시절을 생각나네요. 어린 시절, 학교 교정에 무심히 핀 장미며 채송화며 한들거리는 코스모스의 눈부신 자태를 잊을 수가 없어요.

그때 기억들이 세월이 가면서 더 선명해지는 것은 그때 감성들이 알게 모르게 지금의 나를 형성하는 중요한 구성물이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만큼 자연은 넉넉함과 풍요로움, 우리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쉼터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부터 자연의 소중함을 생각해 유치원 정원에 다양한 꽃들을 심기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꽃과 나무에 관심을 갖는 것을 보니 작지만 꽃들로 가득한 정원이 참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우리 아이들이 새로운 꽃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그 꽃의 이름을 알고 싶어하니 말이예요. 이제는 놀이터에서 노는 것보다 시원한 원두막에 앉아서 식물을 관찰하고 그 속에 사는 곤충들을 관찰하는 것을 더 좋아하니 이만하면 우리 푸른별 유치원 정원을 체험 학습의 장이라 불러도 되겠죠?

푸른별 유치원 홍계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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