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못잡은 위폐범|생선장수가 체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경찰이 전담수사반까지 편성, 수사를 폈으나 잡지못했던 5백원권 위폐범을 한 생선장수가 잡았다. 경찰은 지난해3월부터 나돌기시작한「오프세트」로 인쇄된 5백원권 위폐와 5백원짜리 한쪽을 잘라 그 반쪽을 물감으로 그려붙인 위폐범을 잡기위해 서울시경을 비롯 전국각경찰서 형사과에 민완형사 3명∼5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반을 두었으나 현재까지 단1건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제질서를 혼란시키는 위폐사범이 만들어낸 위폐가 나돌때면 경찰은 수사를 펴는 체하다가 위폐범이 숨어버리면 위폐가 나타나야만 위폐범을 잡을수있다고 말해왔다. 지난 한햇동안 반쪽을 물감으로 그린 5백원권 위폐만도 서울에서만 57건에 60장(3만원)이 경찰에 신고되었고 전국에선 82건에 87장이 신고되었었다.
【대전】대전인동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하는 김기만씨 (41·대전시문창동341)는 지난22일하오6시쯤자기가게에서 꽁치10마리를 팔고 받은 5백원권 1장 (번호자0071873자)이 물감으로 그린 위조지폐임을 발견하고 꽁치를 사간청년을 50미터나추격, 격투끝에 위조지폐범 곽강남(28·대전시문창동22)을 붙잡아 인동파출소에 넘겼다.
지난16일에도 5백원권위폐에 속은바있는 김씨는 그동안 위조지폐 번호까지 외어두고 범인을 잡기위해 기회를 노려오다 이날 뜻을 이뤘다.
경찰은 23일 범인 곽을 통화위조및 동행사혐의로 구속하고 곽의 집에서 위폐를 그리는데 사용해온 약품·도구등 17종과 연필로 그린 미완성 5백원짜리 위조지폐 4장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곽은 지난12월초부터 붙들릴때까지 유리판에 진짜 돈을 놓고 그위에 모조지를 덮어 전깃불에 비춰 연필로 복사, 지형을 뜨고 그위에 물감칠을 해서 위조지폐를 만들어왔다.
이렇게하여 만든 위조지폐는 1백원권 5장과 5백원권 11장등 모두 10장인데 그중 12장이 시중에 흘러나갔다.
범인곽은 16살때천안중학을 3년중퇴, 그동안 날품팔이 노점상등을 해왔으나 돈벌이가 안돼 가짜돈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를 치안국에 표창상신키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