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가 눈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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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63년10월 안양일가족강도살해사건범인으로 지난26일 사형이집행된 김완선씨(27)가 사형이집행되기몇시간앞서 자기의 두눈을 성모병원 「아이·뱅크」(눈은행)에 기증했다.
사형수의 갸륵한뜻을 받아들인 성모병원은 김씨의 두안구를채취, 그중 하나를 서울용산구청파동에서 식모살이하는 신순자양(가명·23)의 왼쪽눈에 이식수술했다.
이수술을 집도한 안과과장김상민박사(40)는 수술경과가좋아 신양은 2주후면 앞을볼수있게됐다고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안구기증을받은 「아이·뱅크」측에서는 각막이식 수술을 받을사람을 급히찾다가 무료병동에 입원중인 한양을 찾아내어 수술을 해준것인데, 각막은 24시간이상 보존할수없어 김씨의 눈하나는 아깝게도 쓰지못하게되었다고.
돈이없어 각막이식수술이란 생각지도못하다 뜻밖에 밝은시력을 얻게된 신양은 6살때 삼눈을앓다가 백태가끼어 왼쪽눈을 쓰지못했었다고한다.
성모병원 505호C산에 입원중인 신양은 6년전 경남 산청군 금서면 주상리에서상경, 식모살이를 해왔는데 고향에 할머니와 부모형제들이 있으나 자기가 『눈을 뜨게된 소식은 아직 전하지못했다』고한다. 신양은 『눈을 기증해준 사람과 일체의 비용을 무료로해준 성모병원측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안구를 기증한 김씨는 서울구치소 교화담당구전회신부와 구치소교무과 고중열대부의 감화로 지난해4월구치소안에서 「카톨릭」에귀의, 영세를받고 『가난하고 눈이나쁜사람에게 나의 눈을옮겨달라』고 유언을 남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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