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치레 건설…서울의 소외지대|진흙탕 골목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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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의 변두리길은 수렁길. 요즈음 해빙기를 맞아 서울변두리의 골목길은「버스」는 물론 사람조차 걸어다닐수 없을 정도로 진창이다. 도심지대가 겉치레로 단장되는데 반해 전체시민의 절반가량이 사는 변두리 주택가는 아직도 서울의 소외지대.
그중에도 가장 심한예는 서대문구응암동276 중암국민학교입구에서 북가좌동 합승종점에 이르는 6백미터의 골목. 이곳은 주택공사의 제1차지구단지 1백25세대를 비롯 김현옥서울시강이 취임후 첫사업으로 벌인 남가좌동5번지 일대 2백세대등의 주택단지가 들어서 있어도 당국은 하수도시설과 포장을 하지않아 비만 조금 내리면 금세 진창길이 된다, 더구나 1월에 내린 폭설의 뒤끝은 자동차도 헤어나지 못할만큼 수렁길올 만들어 놓아 등교길의 어린이나 출퇴근하는 주민들은 발목까지 빠지며 다니는 실정이다.
게다가 북가좌동과 영등포구 상도동을 노선으로 삼고있는 신인운수측은 40여대의 좌석「버스」를 굴리고 있으면서도 이길을 짓이겨 놓은채 시당국과 서로 길의 보수를 미루고만 있어 주민만 골탕먹고있다.
또 동대문구답십리「버스」종점에서 신답 파출소까지의 길이 8백미터폭 25미터의 도로도『일년내내 장화없이는 다닐수없다』는 어지간한 진창길. 지난67년 10월 서울시가 순환도로와 연결하기위해 판잣집등을 마구헐고 길을 터놓았으나 지금껏 손을 쓰지않고 버려둔 길이다.
주민 이상덕씨 (49·답십리2동53) 는『길때문에 이사를 가려해도 집이 팔리지않는다』 는 하소연이었다..
성북구 종암동파출소 맞은편 골목길은 주민들이 흔히『마누라는 없이 살아도 장화없이는 못산다』고 주고받을만큼 수렁길이다. 중앙산업뒷산에 들어선 수백동의 무허가집들에 하수구시설이 없어 물은 그대로 골목을따라 흘러내리는데 작년여름에는 이물대문에 집두채의 벽이무너진일조차 있었다.
주민들은『무허가 가옥을 철거해 주든지 하수구를 놓아달라』고 진정할 정도였다. 난민정착지대인 성북구상계동 일대는 비눈만 내리면 감탕밭. 서부이촌동등 수재민과 한남동 철거민등 7개난민촌이 집단이주한 이곳은 인구 5만7천5백여명이사는곳. 상하수도시설, 포장된 도로가 전혀없는 이곳은 비만내리면 불암산에서 쏟아져나리는물로야단. 같은난민들이 모여사는 상도동과 봉천동에 이르는 길은 서울에서는 가장 길이 엉망.
차량조차 다니지못해 10여만 봉천동주민들은 가파른 1.5킬로미터의 고갯길을 걸어다니고있다.
지난 1월에는 3대의「코로나」차가 굴러 8명이 중경상을 입기도했다. 서울시는 올해를 골목을 단장하는해로 정하고 특히 가정에서 도로에 이르는 폭4미터미만골목 4천4백29개 (92만9천2백평방미터)를 보도「블록」으로 단장하고 골목하수도 2천1백27개소, 조명등5천개를 새로단다고 계획하고있으나 하수도의경우 작년도 예산보다 오히려 3억여원이나준 6억7천만원밖에되지않아 진창길단장의 실현성여부가 문제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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