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2005년엔 이렇게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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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무릎까지 차는 시냇물을 따라 옛 유적과 휴식 공간이 곳곳에 펼쳐진다. 하천 양쪽 2차선 도로 건너편엔 국제금융.정보기술(IT).패션 단지가 빼곡히 자리잡아 녹지와 첨단이 조화를 이룬다.

청계천 복원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05년 말께 전경을 드러낼 청계천변 모습이다.

복원되는 청계천은 중구 태평로 입구에서 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시작된다. 이후 수심 30㎝, 폭 6~25m의 물길이 성동구 신답철교까지 5.8㎞의 도심을 가로지르게 된다.

서울시는 청계천을 새와 물고기가 사는 자연 하천으로 만들기로 했다. 한강물과 지하수를 흘려보내되 여기에 도로와 건물의 오염물질이 빗물에 섞여 들어오는 것을 막는 대책을 마련, 수중 생물이 살 수 있는 2~3급수 이상의 수질을 유지한다는 것.

또 각종 나무와 풀을 심어 8만3천평의 녹지 공간을 확보할 방침이다. 종묘와 남산.관악산을 잇는 남북 녹지축과 십자로 연결되는 수경 녹지축인 셈이다.

그러나 현재 청계천 위를 덮은 복개 도로를 모두 뜯어내는 것은 아니다. 하천의 양쪽 끝부분에 각각 2~3개 차선 넓이만큼의 기존 복개도로는 남겨둔다. 이를 유지해주는 하부 복개 구조물도 유지된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도로 밑 빈 공간으로 물이 흐르도록 해 홍수를 예방하려는 취지에서다. 수로와 천변 사이 둔치에는 산책길과 체육.휴식 공간이 마련되고 주변 지역에서 둔치로 내려오는 진입로는 14군데에 배치된다.

둔치 넘어 청계천 양쪽에는 차량 통행과 주변 상가의 영업 등을 위해 각 2~3차선의 차로와 1.5~4m의 보도가 차례로 마련된다. 또 상가 밀집지역에는 2m 넓이의 주차공간도 조성된다.

청계천은 도심색 짙은 상류에서 하류로 갈수록 점차 녹지와 자연적 색채가 완연해지게 된다.

이를 위해 시는 5.8㎞의 복원구간을 도심.도시와 자연.자연 등 세 구간으로 나눠 각각의 개성을 살릴 방침이다.

태평로 입구부터 광장시장(청계4가)까지 고층 빌딩이 많은 2㎞는 도시 구간, 이후 난계로(청계7가)까지 쇼핑센터가 많은 2.1㎞ 구간은 도시와 자연 구간, 마지막 신답철교까지의 구간은 자연 구간에 해당된다.

청계천 위에 놓일 21개의 다리도 대학로까지의 상류에는 광통교.수표교 등 역사를 가진 교량으로, 하류 쪽에는 개성적인 미래형 교량으로 디자인한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특히 도시 구간에는 조선시대의 교량과 석축 등이 복원돼 주변 고궁들과 함께 6백년 도읍지인 서울의 역사를 증언하게 된다. 그러나 광교는 일단 원위치(조흥은행 본점 부근)에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불가능해 교량상태 정밀점검 후 보존방식을 결정키로 했다.

현재 장충단공원에 옮겨진 수표교의 경우 길이는 계획된 하천 단면보다 길고, 높이는 하천 깊이에 모자라 제 자리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최현철 기자 <chd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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