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떠나자] 영암서 열리는 대보름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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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어디를 가든 보름달은 모두 같겠지만 신령스러운 기암괴석 사이로 빠끔히 머리를 내미는 모습은 예부터 월출산의 달을 제일로 쳐준다.

그래서 매월당 김시습은 "남쪽 고을에 한 그림같은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靑天)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서 오르더라"고 월출산의 아름다움을 글로 남겼을 정도다.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름달을 볼 수 있는 영암 월출산 도갑사 일원에서 오는 15일 '달맞이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2001년 추석 전날 한국을 찾은 세계 각국의 박물관 큐레이터에게 우리의 아름다움을 전해 주기 위해 이화여대 박물관에서 기획했던 것이 효시다.

당시 이화여대 박물관에서는 큐레이터들에게 영암도기문화센터를 관람시킨 후 도갑사에서 저녁시간에 1시간짜리 국악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 행사가 큰 인기를 얻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매달 도갑사 앞마당 등지에서 남도 춤.가야금.대금연주.판소리.사물놀이 등의 공연을 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선 그동안 사라졌던 해신제 용왕굿(오후 3~5시)이 영암 남해신당터에서 1세기 만에 재현된다.

영암도기문화센터에서는 오후 7~8시 남도 민요.풍년가.판소리 한마당.진도북춤 등의 흥겨운 소리를 즐길 수 있는 달빛맞이 우리 음률 행사가 정월 대보름밤을 아름답게 수놓게 된다.

그리고 오후 5~7시에는 축원 굿마당과 함께 전통 찰밥.흑돼지.노가리.막걸리 등을 마련한 잔치가 벌어진다. 자세한 정보는 이대박물관(02-3277-3152)이나 영암군청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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