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문제 발언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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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문= 현행 헌법을 그동안 운용해본 결과 모순되고 시정해야할 점은 없다고 보는가.
답=아마 오늘 여러분 질문 가운데서 제일관심이 있는 것일 것이다. 제3공화국헌법이 1962년 가을에 국민투표에 의해서 제정되어서 그동안 약 5 ,6년 동안 운용을 해왔다. 그 결과 내가 느낀 바로서는 현행헌법은 과거 제2공화국의 헌법이라든지 그 전의 우리나라 어느 헌법보다도 잘 되어있는 헌법이 아니냐-이렇게 나는 생각을 한다. 물론 그 가운데는 여러 가지 결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실정에 맞지 않거나 우리국가가 발전해 나가고 여러 가지 여건이 달라짐으로써, 또 고쳐야될 점, 또 모순이 드러난 점, 이런 점이 몇 가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항상 말한바와 마찬가지로 이 법이란 것은 사람이 만든 것이다. 이것을 운용하는 것도 우리사람이 운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운용을 잘하느냐, 그 운용의 묘를 기하느냐 하는 문제가 가장 생명이 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현행 헌법은 여러분들이 아는 바와 같이 군사혁명 정부 때 나와 우리 혁명주체들이 주동이 되어 개정을 한 헌법이기 때문에 앞으로 만약에 어떠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적어도 내 임기 중에는 이 헌법은 고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더구나 여러분이 아는바와 같이 금년은 우리가「싸우면서 건설을 하자」-이러한 일하는 해인데 연초부터 이 개헌문제를 가지고 공연히 왈가왈부 여러 가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이시점에 있어서 그다지 현명한 일이 못되지 않느냐. 특히 우리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제2차5개년 계획은 금년이 3차 연도이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금년도 계획을 우리가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금년 연말에가서 한 두서너 가지 사업을 빼고는 대략 5개년 계획을 금년연말에 거의 달성하리라고 우리는 보고있는 것이다.
따라서 금년에 우리는 우리국민들이 합심을 해서 북에서 오는 공산당과 대결을 하고 국내적으로는 이 2차 5개년 계획 3차 년도 사업-이것을 우리가 강력히 밀고 나가고, 건설에 보다 더 힘을 발휘하자는 것이 나의 희망이다.
만약에 헌법을 꼭 개정을 해야될 그럴 필요가 있다, 설령 그럴 필요가 생긴다하더라도 지금 이 시기에 우리가 이러한 문제를 들고 여러 가지 왈가왈부하는 것보다도 금년만 우리가전 국민이 힘을 합해서 공산당과 대결을 하고 금년연말이나 내년 초쯤 가서 이러한 문제가 꼭 논의가 되어야 될 필요가 있다면 그때쯤 가서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늦지 않지 않느냐. 지금 이시기에 이런 문제를 가지고 우리가 여러 가지 지금 해나가는 일에 지장을 가져와서는 곤란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내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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