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 형 '세계 해운왕' 폴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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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폴 소로스

‘주식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의 형이자, 세계 해운업계의 거물인 폴 소로스가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자택에서 사망했다. 87세.

 폴 소로스는 선박 사업가인 동시에 기술자였다. 1926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그는 48년 공산당 치하의 조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56년 ‘소로스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 그는 곧 자신의 회사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의 회사는 대량화물운송과 부두 시설 건설에 변혁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소로스는 일반적인 경영자들과 달리 물류 수송과 해운 시스템에 관한 글 100여 편을 언론에 기고했다. 현장감과 이론적 배경을 모두 갖춘 경영자였다.

 그는 네 살 아래 동생 조지와는 같은 듯 다른 삶을 살았다. 형제는 미국 이민 후 가깝게 지냈고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가 됐다. 사회적 기부에 열정을 쏟은 것도 비슷했다. 폴은 97년 부인과 함께 ‘폴&데이지 소로스 장학재단’을 만들어 이민자 교육을 위해 7500만 달러(약 845억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조지 소로스도 직접 설립한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 등을 통해 매년 천문학적인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하지만 아들 피터 소로스는 AP통신에 “두 사람의 정치적 행보는 달랐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후원금을 내는 등 민주당 지지에 열성적이었던 동생과 달리 형 폴은 자신의 정치 색채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뉴욕 필하모닉·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문화계 후원자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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