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보고 싶다 김범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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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가 보고 싶다."

요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곡 '보고 싶다'를 부른 김범수(24)가 팬들에게 자주 듣는 얘기다. 장서희와 유오성이 주연한 뮤직비디오를 통해 노래를 접할 수는 있어도 정작 이 노래를 부른 그를 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약속' '하루' 등의 곡으로 신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은 김범수는 최근 감성적인 발라드 '보고싶다'로 또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집 음반을 발표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김범수는 마치 '숨은 그림찾기'의 주인공처럼 TV에도 좀처럼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김범수를 만났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에 스웨터.점퍼 차림으로 찾아온 그는 뽀송한 우유빛 피부가 눈에 띄지만 여느 젊은 청년의 모습이었다. 그리 넘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는 감정 조절로 호소력이 짙은 발라드 곡을 소화해내는 가수라기에는 상당히 앳되고 장난기마저 엿보이는 인상이었다.

"저를 '얼굴없는 가수'라고 하는데 신비롭게 보이려고 그러는 것은 아녜요. 가수 김범수보다는 제 목소리를 앞세우고 싶었던 것뿐이죠." 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다른 젊은이들처럼 평범하게 지내고 있어요. 날마다 발성 연습하고, 시간이 날 때는 운동도 하고, 주말이면 교회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요." 그의 천연덕스런 대답이었다.

애절한 사랑 노래를 마치 스스로 겪어낸 듯 소화해내는 비결을 묻자 그는 "경험보다는 가수 데뷔 전 2년 정도 집중적으로 받은 발성 훈련 덕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평범한 중고 시절을 거쳤다는 그는 음악이라면 부르기보다 듣기를 더 좋아했고 자신이 노래 잘하는 줄 전혀 모르고 자랐단다.

고등학교 때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친구들로부터 "잘한다"는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대학(숭실대 실용음악과)에 들어가서는 교수로부터 "차분한 느낌의 마이너 코드에 감성이 맞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집중훈련을 받았다.

그는 "듣는 이들은 그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지 몰라도 이번에 부른 '보고 싶다'는 기존의 '하루'나 '약속'에 비해 감정을 더 살리면서도 오히려 기교를 자제하려는 노력을 보탰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BSK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하루'의 영어버전 '헬로 굿바이 헬로'는 빌보드 차트 51위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비록 단발에 그치기는 했지만 언젠가 다시 빌보드에 도전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단다.

TV 출연 대신 라디오 출연과 홈페이지에 직접 올리는 글로 팬들과 교류해오고 있는 그는 이달 말이나 3월초부터 전국 순회공연으로 팬들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공연장에 20대 팬 외에도 30~40대 주부팬이 의외로 많아 놀란 적이 많다"는 그는 "역시 가수는 무대에서 팬들을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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