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展'을 보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지난해 12월 25일자 중앙일보 NIE면에 실린 '특별기획전 고구려!' 기사를 읽은 뒤 전시회를 보고 싶어졌다.

할아버지를 졸라 지난달 초등학교 5학년인 동생과 함께 대구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특별전이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으로 향했다.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책에서만 접했던 고구려인들의 삶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마음이 설렜다. 할아버지께선 무릎 위에 신문 기사 등 자료를 펼쳐놓고 고구려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전시관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나는 그 옛날 고구려인이 된 듯한 착각에 잠시 빠졌다.

무덤 벽화와 옷들을 두루 둘러보았다.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의생활이 눈에 크게 들어왔다. 왕과 왕비가 입던 옷, 평민과 귀족의 옷 등….

쉽게 해지고 더러워질 수 있는 부분에 천을 덧대 장식적인 효과도 냈던 조상들의 생각에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한 시간이 채 안되는 고구려인들과의 짧은 만남이었다. 그러나 내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고구려의 모습을 확인하고, 새로운 체험을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하루빨리 통일돼 고구려에 대한 정보를 북한 아이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다.

이문조(대구 송현여중2)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