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장벽'을 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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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p of Joe

Photo: World Sport Staff

아, 월드컵. 그것은 아주 다양한 태생과 문화, 언어를 가진 사람들을 한 군데에 모이게 한다. 그리고 나도 왔다.

그런데 나는 미국인이다.

매일 월드스포츠의 두 기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한국의 거리를 헤맨다. 단 영어를 말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며칠 전 프랑스 팀을 취재하다가 게시판에서 다음 이름들을 보게 됐다. 트레제게, 바르테즈, 튀랑. 이럴 수가. 영어를 할 줄 아는 프랑스 선수는 적어도 15명은 된다. 그러나 이들은 나오지 않는다. 다음 한 시간 동안 나는 영어처럼 들리는 단어들을 골라내느라 평상시보다 세 배 정도 피곤해져서 불안하게 앉아있었다. 심지어 대학 불어 수업 시간을 떠올리려고 하기까지 했다. 주위의 동료 기자들이 빠르게 받아 쓰는 소리를 듣는 것은 고역이었다. 그래서 나도 따라했다. 나는 나중에 CNN 지국의 똑똑한 사람이 제대로 번역을 해줄 것임을 알고 있었다.

나는 많은 언어를 아는 사람은 그만큼 나보다 똑똑한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리고 월드컵과 유로 2000으로 충분히 교훈을 얻었다고 선언했다. 다음에 열리는 주요 축구 대회까지 내가 다른 언어를 배울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우리가 인터뷰하는 선수들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영리하고 억센 비센테 리자라쥐를 보자. 그는 평균적인 프랑스 수비수들보다 작지만 현재 정상의 기량을 갖고 있다. 그가 별 어려움 없이 불어에서 서반아어로, 다시 영어로, 그리고 고맙게도 영어로 바꿔 말하는 것을 보고 있느면 그가 덩치 큰 공격수를 재빨리 막아내는 것만큼이나 감동적이다.

리자라쥐의 언어 사랑이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오늘 날의 국제적인 슈퍼스타들은 1-2개의 외국어를 구사할 줄 안다.

물론 이는 총명한 선수들에게만 한정된 얘기는 아니다. 나는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정치적 역량은 최소한 5개의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능력에 크게 기대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행히도 다양한 언어 구사력의 부족은 나만의 문제다. 앵커 페드로 핀토(포르투갈 태생)는 포르투갈어, 서반아어, 영어에 능통하고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를 어느 정도 구사한다. 런던 지국의 앵커 패트릭 스넬은 불어와 서반아어를 잘 한다.

나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할 생각이다. 내가 다음 월드컵에도 참석하기 위해서 예선에서 스코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 호주를 응원한다고 생각해 보라.

이번에는 독어를 배울 것이다.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유로 2004에서는 페드로와 패트릭에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내가 주인공이 될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격언처럼 내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췄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우프 비더젠(Auf Wiedersehen·다시 만나자),

조 맥커디

조 맥커디 (CNNSI)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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