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박 논란' 이장호 BS금융 회장 결국 물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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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금융 당국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던 이장호(사진) BS금융지주 회장이 사임한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독단경영’을 이유로 이 회장에게 사임을 요구해 관치금융 논란이 일었다.

 이 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며칠 동안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거친 뒤 조직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지금 이 시점에 사임의사를 밝히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위기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금의 BS금융지주를 만들 수 있었던 데 대해 자부심과 행복감을 느낀다”며 “갑작스럽게 사퇴를 결정하게 됐지만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과 관련해 이 회장은 “BS금융지주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는 조직의 영속성과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내부 경험이 풍부하고 지역 사정에 밝은 내부인사가 승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3월 지방은행 첫 금융지주사로 출발한 BS금융은 2년 만에 BS정보시스템·BS저축은행을 잇따라 출범시키면서 6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주력 회사인 부산은행은 이장호 회장이 은행장으로 취임한 2006년 자산규모가 20조원 안팎이었으나 지난해 말 총 자산이 43조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부산은행의 당기순이익도 2005년 말 1789억원에서 지난해 말 3517억원으로 늘었다.

 금융감독원은 이 회장이 8년간 장기집권하면서 측근·독단 경영을 했다고 비판한다. 5일 BS금융과 자회사 임원의 절반 이상이 부산상고·동아대 출신인 이 회장의 동문으로 이뤄졌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용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분 하나 소유하지 않은 금융회사 회장에 퇴진까지 요구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어서 관치 논란이 일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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