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터넷에선] 허위 구직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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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불쌍한 실업자를 이렇게 괴롭혀서 되겠습니까'.

온라인 구직사이트에 'hosh78'이라는 ID의 네티즌이 올린 호소다.

인터넷 취업사이트가 구직창구로 각광을 받지만 그중엔 가짜도 많아 이용자들은 괴롭다.

대학졸업예정자 金모(27)씨는 지난해 10월 취업사이트 구인정보란에서 '일반사무직 월 1백만원선 취업보장'이라는 광고를 보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 A학원을 찾았다.

"실력이 안되니 우선 웹디자인과정에 등록하면 취업을 보장하겠다"는 말을 듣고 金씨는 4개월치 수강료 1백60만원을 내고 등록했다.

그러나 학원에선 두달이 넘도록 취직을 알선해 주지 않았다. 결국 金씨는 학원을 그만뒀지만 아직도 수강료는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가장 흔한 '학원수강 뒤 취업보장'형이다.

사무직.관리직을 뽑는다는 광고를 낸 뒤 영업을 강요하는 '직종 위장'형도 흔하다. "전주의 K미디어라는 회사에 취직했는데 봉고차로 이동하며 타지역 학생들을 상대로 교재 판매만시켰다"는 사례 등.

'과대보수 보장'형도 많다. "C사에 '고액임금 보장'이라는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가 정수기 판매만 강요당했다"며 요즘 연판장을 돌리고 있는 수십명이 그 피해자다.

피해가 늘면서 예방책들도 나오고 있다.

'조심하자 취업사기''이런 회사 조심' 등의 제목으로 취업사기 정보를 교환한다. 블랙리스트를 만들기도 한다.

"자주 구인하는 회사, 회사명이 매번 다르게 등록되는 회사 등은 취업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취업시 요주의 10계명'도 올랐다.

문병주 기자 <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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