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먹거리 바른 식생활] '아침'이 있는 삶으로 당신의 젊음 지키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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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황제처럼, 점심은 평민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옛사람들이 삶의 경험을 통해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반면 2011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세 끼니 중 아침 결식률은 20.3%다. 점심 6.4%, 저녁 3.7%에 비해 3∼6배 정도 높고, 해마다 조금씩 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움직임이 적고 시간에 쫓겨 사는 현대인에게 아침 식사는 필요 없는 걸까.

대부분의 30∼40대는 몸속에 근육량도 충분하고, 몸속의 저장분을 꺼내 쓰는 능력에 문제가 없어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아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심지어 저녁 과식 후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경우엔 아침에 소화할 힘을 쓰지 않게 돼 오히려 몸이 더 편안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하지만 우리 몸은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레 근육이 줄고, 그에 따라 장기가 노화해 죽어가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으면 근육의 지나친 소모로 노화를 가속시킨다. 결국 순간의 편안함이 10∼20년이 지난 뒤에는 나이보다 더 쇠약해져 기운 없고 기억력도 떨어져 치매와 질병을 걱정하며 우울한 노후를 보내는 결과를 만들게 될 것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부족한 여성에게 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

사람의 몸은 음식을 먹거나 몸을 움직일 때, 또는 강한 빛에 의해 정신이 맑아지고 각성하도록 만들어졌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만히 앉아 공부를 하거나, 머리를 쓰는 일을 계속하면 집중력·기억력이 떨어져 공부나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아침 식사는 뇌신경세포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뇌에 공급하며, 각종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 뇌의 활발한 활동을 돕는다. 따라서 아침 식사를 거른 학생들은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또 사람의 몸은 부족하면 채우려고 노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아침을 굶으면, 당연히 점심·저녁을 과식하게 되고 몸은 스스로를 열량 부족 상태로 인식해 점심 이후의 식사에서 음식 흡수를 늘려 비만·당뇨·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

실제로 하루 1∼2끼 음식 섭취를 한 경우, 하루 6회 이상 음식 섭취를 한 사람들에 비해 1000㎉를 덜 먹었어도 콜레스테롤이 30 ㎎/dL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998년에서 2012년까지의 국민건강조사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비만율은 2010년 31.5%로, 특히 고도비만의 비율은 12년 새 2배나 높아질 정도로 비만율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고열량 식품 섭취가 늘어나고 활동량이 주는 게 원인이지만, 아침을 굶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오늘 당장 시작해 보자. 저녁 식사량을 줄이고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 나에게 주어진 일을 더 편안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또 노화를 예방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농협이 진행하는 '식사랑농사랑운동' 홈페이지(www.식사랑농사랑.com)에 들어가면 어린이 영양 간식이나 다이어트 음식 등 다양한 건강 요리의 레시피를 볼 수 있습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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