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교양] '천년의 학술현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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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학술현안 1.2/웨난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일빛, 각권 1만4천 8백원

5천년 전에 고대 문명사가 시작되었다고 막연하게 말하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중국 고대문명의 기년(紀年)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동안 중국의 기년은 2천년 전 사마천이 '사기'에 기록한 기원전 841년이 상한선이었다.

이런 사정은 2000년 11월 '하상주단대공정(夏商周斷代工程)'이라는 이름의 학술 프로젝트 이후 달라지게 됐다. '공정' 이 발표한 중국 공식 연표에 따르면 하대는 기원전 2070년, 상대는 기원전 1600년에 각기 시작됐다.

주대의 시작은 기원전 1046년이다. '하상주단대공정'은 역사학.고고학.천문학.연대 측정학 등 2백여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1996년 5월부터 달라붙은 중국 고고학계의 대역사였다. 신간은 대중적인 역사 저술가인 저자가 '공정'을 밀착 취재한 결과물이다.

사료 검토와 새로운 학설의 제시, 토론 등을 통해 전문가들이 연대를 수렴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고고학적 뒷받침이 없는 '공정'의 연표는 역사적 사실과는 차이가 나는 일종의 근사치일 것이다. 그런 근사치를 떳떳이 내세우는 중국인들의 자신감을 새삼 주목하게 된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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