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위험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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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3일밤 혼곤히 잠들었을 때 직원이 나를 깨우러왔다. 물난리가 났다는 것이었다. 뜨이지 않는 눈을비비며 사무실에 달려갔다. 가뭄으로 보리가 감수됐네, 모내기가 안돼 올농사는 절망이라는등 신문보도를 날마다 접해온나는『야,이제됐구나』마음으로 하늘에감사하면서 잠이 들었던것이다.
사무실에서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가창문을 내려치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보고를 받았다. 기다렸던 비가 엄청난 큰피해를 내고말았다. 북선동에선 축대가 무너져 3남매가 몰죽음을 당하는등 12곳의 축대붕괴로 13명이 목숨을 빼앗겼고 8명의 행방은 찾을길이 없다는 슬 픈 보고가 잇따라 들이 닥쳤다.
이밖에도 40여명이 부상했다는 어이없는보고. 나는 가뭄 끝에 온 단비가 서울에서 횡액을 갖다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원인은 별것이 아니었다. 평소 자기집에 대한 관리가 부족했던 까닭이었다.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손질하고 관심을 기울여 틈을 메우었더라면 횡사는 면할수 있었을텐데-.
사실 축대를 쌍을 때 후에 다가올 일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축대는 건축법에 따른 길이와넓이로먼저구덩이를파야만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기초공사. 먼저 직경30센티 이상되는 자갈을 이 구덩이에 틈이 없도록 깔아야하며「콘크리트」배합율을 1대3대6으로 해야한다. 석축(석축)의 우김돌엔「콘크리트」를 사용하며 돌을 틈틈이 끼어야한다. 석축의 경사는 l대0·3을 넘어서는 안되며 축대뒤의물이 잘빠지도록 배수구멍을 곳곳에 만들어야하는 것이다. 이번의 축대사고는이런건축상의 기준이 어긋난데서 일어났다고 보아야겠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었다.
집집마다 주위를 살펴 축대뿐아니라 집의 결함, 하수구가 든든한가 다져보고 물난리에서 자기생명을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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