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해설위원, 현역시절 약물복용 고백 파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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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42) XTM 해설위원이 인터넷 야구 토크쇼에서 현역 시절 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야구계에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이 위원은 27일 방송된 인터넷 야구토크쇼 ‘사사구’에 출연해 “과거 한국시리즈에서 각성제를 복용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해당 방송 진행을 맡은 기자가 “약물 검사 안하던 시절에 ‘잠 안오는 초록색 약’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이 위원에게 질문을 했다. 이에 이 위원은 “솔직히 얘기해서 먹어본 적 있다, 한국시리즈 때”라고 답한 것.

이 위원은 이어 “집중력이… 진짜 막 사람이 막 흥분이 되면서… 혀에다 넣고 마시는 건데 눈이 이만하게 떠진다”며 해당 각성제의 효능을 설명했다.이 위원이 설명한 약물은 고농축 카페인 알약의 일종으로 보인다. 해당 약물은 일반 커피의 30~50배 정도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금지약물로 지정돼 있다.

다시 기자가 “공이 막 이만하게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집중력이?”라고 되묻자 이 위원은 “그건 모르겠는데 눈은 딱 이렇게 되면서 막 이렇게 (가슴에 손을 불끈 거리는 시늉을 하며) 되더라고요”라고 약물 복용으로 달라지는 몸 상태를 설명했다. 과거 외국인선수들이 주로 사용했다고 알려진 고농축 카페인 알약의 효능과 일치하는 설명이다.

이 위원의 갑작스런 약물복용 고백에 함께 출연한 정수근 전 JTBC 해설위원은 당황한듯 “이 위원님, 제가 살면서 다른 건 다 해봤는데 약은 안해봤어요”라며 “그렇게 살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애초에 질문을 던졌던 기자는 “각성제에요 각성제. 근육을 키우는 게 아니라. 카페인이 아주 강하게 농축된 각성제인데 그걸 먹은 어떤 선수가 공이 정말 이만하게 보인다고(하더라). 근데 어떤 선수는 그걸 먹고 바로 잤대요”라며 해당 약물의 정체를 정확하게 밝혔다.

이 위원이 현역 시절 가장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한국시리즈는 2004년 삼성 라이온즈와 현대 유니콘스와의 시리즈다. 당시 이 위원은 현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약물복용을 큰 문제의식 없이 언급했다는 점이 문제다. 과거 남용을 연상하게 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파문도 일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 도핑테스트가 도입된 시기는 2007년으로 이 위원이 언급한 시기는 이보다 과거다.

그럼에도 과거 약물복용이 실제로 한국시리즈와 같은 중요경기에서도 사용됐음을 현역 선수 출신 해설위원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라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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